LEVELOP “별의 도서관, 동화적 디자인 돋보이는 힐링게임” [GIGDC 2021]

LEVELOP “별의 도서관, 동화적 디자인 돋보이는 힐링게임” [GIGDC 2021]

기사승인 2021-10-08 06:30:06
LEVELOP '별의 도서관'.  LEVELOP 제공

[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GIGDC 2021 대학부 금상을 받은 LEVELOP(레벨롭)의 ‘별의 도서관’은 폐허가 된 세계에서 책을 수집하고 도서관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동화풍의 그래픽과 몽환적인 판타지 세계관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책을 모으면서 다양한 NPC와 소통한다. 도서관을 재건하면서 플레이어는 세상이 변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된다.

레벨롭은 기획 담당 이혜원 팀장(23)과 프로그래밍을 맡은 김서윤(20)·아트 디자이너 김도경(22) 팀원 등 3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 팀장은 게임 커뮤니티에 직접 구인 글을 올려 동료를 모집했다. 지난 1일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이 팀장은 “처음으로 총괄을 맡아 게임을 개발했기에 걱정이 많았다”면서 “이번 수상으로 많은 동기부여가 됐고,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팀원의 서면 답변은 이 팀장이 전달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벨롭 이혜원 팀장입니다. 레벨롭은 level과 develop을 합쳐서 만든 팀명으로, 이름대로 게임의 레벨을 개발한다는 뜻과 더 높은 수준을 향해 계속 발전해 나가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팀원은 대학생 3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 초까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남이었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모여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팀원들이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고 하셨어요. 어떻게 만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게임 커뮤니티에서 글을 올려서 팀원들을 모았습니다. 처음에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좋아하는 게임과 만들고 싶은 게임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게임 개발을 위한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것도 알게 됐죠. 물론 초반에는 작업 방식을 서로 맞추는 게 쉽진 않았지만, 나중에 서로를 이해하면서 개발도 원활히 진행된 것 같네요.

LEVELOP의 팀 로고.  LEVELOP 제공

GIGDC 대학부 금상을 수상했어요. 소감을 들려주세요.

이혜원 : 처음으로 총괄을 맡아 개발을 진행하며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 경험이 많은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함께 열심히 개발해주신 팀원들 덕분에 무사히 GIGDC에 제출할 수 있었고 금상이라는 큰 상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는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팀이고 출품작 역시 아직은 프로토타입이기에 “제출에 의의를 두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수상까지 해서 정말 기쁘네요.

김서윤 : 그전까지 저는 게임 개발의 꿈을 품고 다양한 인디게임 팀을 전전했어요. 하지만 오랜 시간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죠. 그러다 우연히 레벨롭에 합류했어요. 경험을 중요시해서 수상에 대한 기대가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좋은 팀원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김도경 : 상보다는 경험을 바라보고 출품한 공모전이었는데, 수상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팀원들과 함께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별의 도서관은 어떤 게임인가요?

별의 도서관은 폐허가 된 세계에서 책을 수집하고 도서관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책을 수집하기 위해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고 다양한 캐릭터들과 교류해야 합니다. 책을 모으고 도서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세계가 폐허가 된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배후의 인물과도 만나죠.

주인공은 각종 재료를 수집해서 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드에 있는 NPC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들어주는데요. NPC가 원하는 책을 추천하면 보상으로 다른 책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과 도서관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책은 정말 장르가 다양해요. 소설, 자기개발서부터 요리 레시피를 정리한 책도 있잖아요. 책 속에 있는 정보를 활용하고 수집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장소를 도서관으로 선정한 것도 이유가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도서관은 여러 사람이 책을 읽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임의 공간이에요. 소통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콘셉트가 여기서 나온 거죠.

별의 도서관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게임 개발을 시작하며, 평생 게임을 단 한 가지만 만들 수 있다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스스로 가장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고, 다양한 상호작용과 아름다운 아트 스타일, 책과 도서관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별의 도서관을 기획하게 됐어요.

NPC와 상호작용으로 책에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있다.   GIGDC2021 제공

이 게임은 상호작용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비슷한 전개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네요.

정확히 보신 것 같아요. 제가 닌텐도 게임을 좋아해서 ‘젤다의 전설’·‘동물의 숲’처럼 NPC와 상호작용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게임을 많이 플레이했는데 어느 정도 영감을 받았죠(웃음).

그렇다면 별의 도서관의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핵심 포인트는 책을 이용한 상호작용입니다. 이용자는 판타지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책을 제작하고 수집합니다. 수집한 책을 마을 사람에게 추천해주며 고민을 해결할 수도 있고, 마법의 책을 사용해 숨겨진 보물을 찾고 괴물과 전투를 벌이는 등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게임 속 상호작용의 몰입도를 높일 아트 스타일도 중요하다고 봤어요. 판타지 세계의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담아내기 위해, 따스한 색감과 색연필로 직접 그린 듯한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작업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힐링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기자기한 요소와 신비로움이 깃든 모험 등을 강조해 이용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완성도를 높여가는 개발 과정에서 분명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혜원 : 맞아요. 특히 팀원 세 명 모두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코로나 상황 때문에 거의 온라인으로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협업은 대면보다 작업 공유가 더디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김서윤 : 협업해본 경험이 적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도 모르는데, 익숙하지도 않은 유니티라는 툴로 혼자 게임 전체를 프로그래밍하려니 개발 기간 내내 모든 과정이 도전 그 자체였던 거 같아요. 물론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런 개발자의 이런 코드라도 작동이 되는 걸 보니 뿌듯하긴 합니다.

김도경 : 아무래도 공모전 준비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마지막에 속도를 올려 작업하다 보니 피로도 쌓이고 작업물도 원하는 수준만큼 나오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죠.

'별의 도서관' 플레이 영상.   이혜원 팀장 개인 유튜브

대신 그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이혜원 : 네 맞아요. 처음으로 팀원이 다 같이 모여 게임 실행파일을 플레이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각자 작업한 결과물을 함께 보며 자유롭게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생각지 못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문제점도 바로 해결할 수 있어 짧은 시간임에도 많은 것을 얻었죠. 이 이후로 여건이 된다면 자주 오프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서윤 : 프로그래밍 면에서 큰 버그가 생긴 적이 있습니다. 사실상 게임 내의 모든 이벤트가 먹통이 돼서 이벤트 동작 메커니즘 자체를 모조리 엎어야 하는 상태였어요. 도저히 그걸 다 고칠 용기가 안 나서 꽤 긴 기간 동안 방치했었는데, 팀원들이 꾸준히 올려주시는 작업물을 보고 퍼뜩 깨닫게 되더라고요. '내가 이러고 있으면 이 게임 완성 못 한다'고 말이죠. 다행히 한동안 쉬고 다시 잡아보니 문제는 쉽게 해결됐지만, 돌이켜보면 아찔합니다. 1인 프로그래밍의 단점이자 장점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어요.

지금 별의 도서관은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됐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정식출시는 언제쯤으로 예상하시며, 어떤 부분을 다듬으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정확한 시점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2023년 초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개발하고 있어요. 아마 스팀을 통해 PC로 출시될 것 같아요. 정식 버전에는 다양한 기획들이 추가되고, 아트에서도 여러 가지 리소스가 추가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향후 어떤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이혜원 :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환상적 세계를 여행하는, 그리고 그 안에 추억과 여운이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서윤 : 당장은 별의 도서관을 정말 멋있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매력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김도경 :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 세계에 완전히 녹아들 수 있는 매력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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