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는 10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홈 개막전에서 67대 73으로 패배했다.
KT는 이번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다. 지난달 30일 열린 KBL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감독의 표 가운데 6표를 받았다. 허훈과 양홍석 등이 건재한데다 LG에서 활약한 외국 선수 캐디 라렌이 합류했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고려대의 하윤기까지 품으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약 일주일을 앞두고 KT의 핵심 선수인 허훈이 발목 부상을 입어 당분간 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됐다.
허훈은 KT에서 대체불가 자원이다. 지난 시즌 51경기에 출전해 평균 15.6점 7.5어시스트를 기록해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 어시스트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MVP 투표에서 전체 2위였다.
서동철 KT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트레이너들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길게 보면 1라운드 정도는 허훈 없이 치러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걷거나 가벼운 슈팅을 하는 건 문제 없지만, 뛰는 동작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예상 보다 빠르게 복귀 시점이 잡히고 있지만 서 감독은 무리하게 허훈을 1군에 합류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시즌은 길기 때문에 부상에서 완쾌한 후 복귀시킬 계획이다. 현재로선 ‘언제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호전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허훈 없이 시작한 첫 경기.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이날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전한 박지원은 경기 초반부터 턴오버를 연달아 범하면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2쿼터 도중 투입된 베테랑 김동욱이 대신 메인 볼핸들러를 맡을 정도였다.
허훈이 빠지면서 득점 루트로 크게 줄었다. 2쿼터 중반에는 양홍석이 미스매치를 살린 포스트업 공격을 시도했는데 상대를 뚫지 못하고 계속 득점 기회를 놓쳤다. 신인 하윤기는 김종규를 상대로 고전했다. 기대를 모은 라렌도 전반전에 4점에 그쳤다.
전반전에 KT가 범한 턴오버는 무려 8개. 연달은 실책에 무너지면서 전반전에 25대 33으로 밀렸다.
후반전에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패턴 플레이에서 벗어나 타이트한 수비 후 속공으로 전환하면서 점수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골밑 공격에서 벗어나 공격 범위를 넓히면서 공도 잘 돌기 시작했다. 3쿼터 한 때 15점차까지 점수차를 내준 KT는 4쿼터 종료 약 4분여를 남기고 3점차까지 따라가는데 성공했다.
LG에서 FA로 둥지를 튼 정성우도 4쿼터에 좋은 활약을 펼쳤다. 4쿼터 9점 포함 17점을 올리면서 감을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선 박지원이 이날 다소 흔들렸는데 이 자리를 정성우가 잘 대처했다.
하지만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양홍석의 치명적인 턴오버가 나왔고, 4쿼터에만 13점을 올린 허웅을 막지 못하면서 경기를 내줬다. 클러치 상황에서 DB를 상대로 마주할 선수가 없던 게 뼈아팠다. 외국 선수들의 부진도 치명적이었다. 두 선수는 도합 15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라렌의 부진이 아쉬웠다”고 평했다. 라렌은 이날 6점에 그쳤다.
허훈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KT는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한다. 경기 직후 곧바로 창원으로 내려가 LG를 상대하며 이후 14일에는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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