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동료 선수 비하 논란에 휩싸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사과했다. 대한빙상연맹은 심석희 선수를 다른 선수들과 분리 조치하고, 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심석희는 11일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에스엠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공식 입장문을 밝혔다. 그는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26·고양시청) 선수와 최민정(23·성남시청)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연예 매체 디스패치는 평창 올림픽 기간에 심석희와 여자 국가대표 코치 A 씨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심석희는 A 코치와 함께 국가대표 동료인 김아랑과 최민정을 향한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심석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며 “이로 인해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중 최민정과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이른바 ‘브래드버리’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당시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졌고, 두 선수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디스패치의 보도에 따르면 심석희는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과 관련해 A 코치와 함께 수시로 최민정을 향해 "브래드버리 만들자"고 말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충돌해 쓰러지면서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은 호주 선수다.
심석희는 “기사에서 브래드버리를 언급하며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나와 최민정 선수는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를 추월하고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활용한다.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건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저 스스로도 과거의 미성숙한 태도를 뉘우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빙상연맹은 심석희를 다른 선수들과 분리 조치하고, 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연맹은 다음 주 열리는 1차 월드컵을 포함해 4차 월드컵까지 심석희의 대회 파견을 보류하고, 브래드버리를 언급한 고의충돌 의혹에 대해선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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