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W “CMC, 색칠놀이로 국내 명소 체험해요” [GIGDC 2021]

MMW “CMC, 색칠놀이로 국내 명소 체험해요” [GIGDC 2021]

기사승인 2021-10-14 06:30:01
MMW의 '캐치 마이 컬러'.   GIGDC2021 제공

[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GIGDC 2021 일반부 은상을 받은 MMW의 ‘캐치 마이 컬러(CMC)’는 숨은 그림 찾기 장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하지만 오브젝트에 적당한 색을 칠해서 인터렉션을 일으킨 후 숨은 요소를 찾아야 한다는 설정으로 참신함을 가미했다.

MMW는 5명의 직장인으로 구성된 팀이다. 지난 11일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박지혁 팀장은 “수상 이후 더 확신을 가지고 개발하게 됐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홍병선 팀원도 “처음에는 믿지 못했지만, 나중에 수상 소식을 듣고 서로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지혁 팀장과 홍병선 팀원.   박지혁 팀장 제공

안녕하세요.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지혁 : 저희는 박지혁(28)·홍병선(29)·임현상(29) 등 프로그래머 3명과 아트 업무를 맡은 송민지(27), 기획 담당 팀원 등 사회인 5명 구성된 MMW입니다. 팀 이름인 MMW은 ‘Math Makes World’의 앞 글자를 딴 것입니다. 저희 프로그래머 3명이 같은 연구실을 나왔거든요. “수학으로 세상을 표현 해보자”라는 포부를 가지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지금 저희는 모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라서 일이 바쁠 때는 엄청 바쁘고, 야근같은 변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최대한 모두가 참가하는 회의를 지키려고 합니다. 각자 생활 패턴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해주며 진행하고 있어요.

홍병선 : 지혁이가 연구실 석사생으로 먼저 있었고 이후 저와 현상이가 합류해서 초창기 MMW가 만들어졌죠. 다른 분들은 친구의 지인인데요.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3인 체제 당시와 지금의 MMW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홍병선 : 일단 저희 팀은 천천히 진화를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프로그래머 3명이 있다 보니까 팀보다는 동아리 같다는 느낌이 강했죠. 하지만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합류한 후에는 무언가 제대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GIGDC 일반부 은상을 수상했어요. 소감을 들려주세요.

박지혁 : 경쟁작 리스트를 보고 “아 이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이후 포기하고 마음을 비워두고 있었는데 발표 당일 병선이형이 “난리났다”면서 단체 톡방에서 얘기했어요. GIGDC 수상작 목록에 저희 팀 이름이 있더라고요.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왜지?”였습니다. 당시 너무 좋아서 팀원들이랑 자축했습니다.

홍병선 : 저희는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끝까지 CMC를 개발할 생각이었는데 이런 모습들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가능성도 높게 평가해주셨다고 봅니다. 덕분에 좀 더 확신을 가지고 개발하게 됐죠. 원래는 발표 당일 회식을 하려했지만, 당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4인 이상이 모일 수가 없었어요. 이제는 다들 백신도 맞았으니 시상식 끝나고 모여 소소하게 자축하려 합니다.

다양한 색깔로 표현된 남산타워.   GIGDC2021 제공

CMC는 무슨 게임인가요?

박지혁 : CMC의 기본 틀은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숨은 그림 찾기와는 다르게 이용자는 사물에 적당한 색을 칠한 뒤 벌어진 상호작용을 통해 숨은 요소를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첫 번째 스테이지 남산에서는 은행나무 냄새 때문에 코를 찡그린 아이를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은행나무가 없는데요. 이때 이용자는 무채색의 나무를 노란색으로 칠해 은행나무를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은행이 떨어지면서 나무 밑에 있는 아이는 코를 찡그리게 됩니다.

홍병선 : CMC는 이용자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국의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삼있어요. 첫 번째 스테이지를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 타워로 설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죠.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다음에는 어떤 명소가 나올까 생각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다음 스테이지는 부산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바다와 백사장을 활용한 퀴즈를 만들 계획입니다. 나중엔 한옥 마을이 매력적인 전주도 등장할 수 있겠죠?

설정이 참신하네요. CMC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가요?

박지혁 : 초반에 팀원들과 게임 공부를 먼저 진행했어요. 어느정도 스터디가 완료된 후에는 함께 회의를 하면서 어떤 게임을 만들지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했는데요. 고려한 요소는 크게 3가지였어요. 제작가능 여부, 재밌게 할 수 있는 작품인지,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이 높은지를 대전제로 삼았죠. 그러다가 아트 담당자 송민지 팀원이 ‘히든 포크스’라는 게임을 예시로 가져왔는데 이 작품을 토대로 한번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처음엔 프로토타입만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본격적으로 제작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히든 포크스와는 다른 CMC만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홍병선 : 우선 CMC와 히든 포크스의 차이점부터 말씀드려야겠네요. 이 게임은 숨은 그림 찾기 책 ‘월리를 찾아라’를 연상시키는 게임인데요. 숨겨진 오브젝트를 클릭하면 퀴즈를 풀 수 있어요. CMC 역시 여기서 영감을 받았죠. 다만 저희는 색을 칠해서 퀴즈를 풀 수 있다는 차별점을 만들었습니다.

박지혁 : 조금 더 설명을 드린다면 CMC의 매력 포인트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어요. 먼저 색을 통해서 퀴즈를 푸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단순히 한 가지 색만 칠해서 풀 수 있는 퀴즈를 제공하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색과 관련된 적당한 난이도가 있는 퀴즈들이 존재합니다. 퍼즐 게임 고유의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퀴즈 기획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풀기는 어렵되 풀고 나서 잘 납득할 수 있는 퀴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두 번째로 색을 예쁘게 칠하는 자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남산 스테이지를 만들고 테스트 용도로 배포했는데, 이용자 분들이 퀴즈를 풀고 찍은 스크린 샷을 보내주셨어요. 그중에는 퀴즈를 풀기 위해서만 색을 칠하는 분도 있었지만 단순히 모든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색을 칠하는 이용자도 제법 많았습니다.

캐치 마이 컬러(CMC) 플레이 화면.   박지혁 팀장 개인 유튜브

개발 도중 힘들었던 점은 없나요?

박지혁 : 아무래도 저희가 사회인으로 구성된 팀이다 보니 정해진 공통 업무 시간이 없다는 것이 힘들었죠. 각자 다른 직장에 있고 위치도 모두 달라서 직접 만나서 일하기도 어렵고요. 비대면으로 회의를 진행했지만, 제작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더라고요. 각자 일하는 시간이 다르다 보니까 각자가 일하고 있나 의심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모두가 같이 만나는 회의는 최소화하되 꼭 지키려 했습니다.

각자 이슈가 있을 때는 관련자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고요, 또 그럼 팀원들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향후 게임을 정식 출시할 계획도 있나요?

박지혁 : 우선 CMC는 현재 30~40%정도 개발된 상태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정식출시는 준비하고 있고, 내년 7~8월을 데드라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을 동시 출시가 목표입니다.

CMC 출시 이후에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나요?

박지혁 : 개인적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게 막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사람들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런 것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평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더해주는 거죠.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의 가슴 한편에 따뜻함이 남아 좀 더 적극적으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홍병선 : 전 조금 현실적으로 얘기해야겠네요(웃음). 우선 장르적으로는 이용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VR(가상현실)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어 다른 유저와 함께 퍼즐을 푸는 것도 가능하겠죠? ‘핸드 시뮬레이터’같은 게임도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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