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요청하는 이재명에 ‘새 출발’ 외친 이낙연, 그 의미는

‘원팀’ 요청하는 이재명에 ‘새 출발’ 외친 이낙연, 그 의미는

이낙연‧설훈, 경선 승복은 했지만 ‘이재명 승리’ 없이 ‘민주당 승리’만 강조
대장동 등 문제에 직면한 이재명… ‘옥중 출마? 제3후보 등장?’ 얘기도

기사승인 2021-10-16 06:07:01
이낙연 후보 페이스북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최종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출된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승복을 했지만 차기 정권 연장을 위한 당 내 ‘원팀’ 구성이 매끄럽지 못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설훈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경선 승복) 고를 하게 되면 원팀의 결정적인 하자가 생깁니다. 더군다나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이재명 후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흠결 사항 때문에”라고 말했다.

설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 “전과도 있고요. 스캔들 부분도 있고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는 사안들이 있는데. 그건 객관적인 사실이죠. 그러면 그거를 가지고 원팀이 안 된 상태에서 그런 흠결이 있는 상태에서 본선에 가서 우리가 이길 수 있겠느냐. 원래 본선은 항상 몇 % 차이로, 1, 2% 차이로 결정이 나왔습니다. 그런 상황인데 우리 후보가 갖고 있는 그런 많은 흠결이 있고 더군다나 경선 결과 받아들일 수 없는 원팀이 안 되는 결정적인 사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팀이 안 되는 상태에서 본선에 나가서 이길 수 있겠느냐. 진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죠”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설 위원장은 ‘이재명 지사가 후보가 되면 중간에 구속 같은 후보 교체 상황이 오는 것도 상정해 볼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발언을) 정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이 안 오기를 바라는데 그런 상황이 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설 위원장은 “대장동과 관련된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들을 만났습니다. 지금 다 일일이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안이 있는데 정신병원 감금 문제에 대한 증언도 들었습니다. 형님하고는 다른 사안인데 형님을 설명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있는데 그건 일일이 지금 경선하고 상관이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얘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후 13일 설 위원장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며 “이낙연 후보께서 당무위 결정을 존중하고 경선 결과를 수용했다. 특별당규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당의 절차에 따른 결정인 만큼 존중합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당헌·당규는 추후 명확하게 개정해야 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회의사당 앞에 ‘이낙연 사랑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낙연 후보 페이스북
이날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사랑하는 민주당에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경선 승복을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또한 “대통령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원회 결정은 존중합니다. 저는 대통령후보 경선결과를 수용합니다.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립니다.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함께 선의로 경쟁하신 추미애 박용진 김두관 정세균 이광재 최문순 양승조 동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라며 작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경선에 참여해 주신 국민 여러분!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그 점을 저는 몹시 걱정합니다. 우리가 단합할 때, 국민은 우리를 더 안아 주십니다. 지금은 민주당의 위기입니다. 위기 앞에 서로를 포용하고, 그 힘으로 승리했던 것이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그것이 평생을 이름 없는 지방당원으로 사셨던 제 아버지의 가르침이었습니다. 부디 저의 고심어린 결정과 호소를 받아 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라고 경선 과정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여러분의 낙심이 희망으로 바뀔 수 있도록 저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민주당이 더 혁신하고, 더 진화하며, 국민과 국가에 무한책임을 지는 더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나라다운 나라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 함께 강물이 됩시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합니다. 반드시 4기 민주정부를 이룹시다. 기필코 대선에서 이깁시다. 여러분과 함께 강물처럼 끈기 있게 흘러 바다에 이르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승복을 밝힌 이 전 대표에 대해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낙연 후보님, 정말 고맙습니다.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습니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이 대선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후보님께서도 흔쾌히 함께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대의를 위해 결단 내려주신 이낙연 후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조금 떨어져 서로 경쟁하던 관계에서 이제 손을 꽉 맞잡고 함께 산에 오르는 동지가 되었습니다. 이낙연 후보님과 함께 길을 찾고 능선을 넘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습니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동지의 이름으로, 함께 뜻 모아 주시고 손잡아 주시길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경선을 치르며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것들은 다 털어 버리고 4기 민주정부 창출을 위해 다 같이 주인공이 되어 뜁시다”라고 원팀에 참여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 대선 후보는 14일 설훈 의원에 “감사하다”며 “아쉬움과 상심이 크셨을 텐데 이렇게 대의를 위해 결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경쟁 과정에서 어느 정도 과열은 부득이하고 또한 필요하기도 합니다. 과거 어느 경선보다 다른 당의 어떤 경선보다 절제되고 아름다운 경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차이보다 같은 점에, 과거보다 미래에, 민주개혁진영의 승리에 매진할 때입니다. 존경하는 설훈 의원님의 뜻 잘 받아 안겠습니다. 하루빨리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을 수 있도록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의 꿈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내어주신 손끝까지 함께 잡고 4기민주정부,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설 위원장게도 원팀의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러한 이 대선 후보의 구애에도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전화 통화로 경선 후 한 차례 소통은 했지만, 앞으로 이재명 캠프 참여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을 ‘일베(극우 성향 커뮤니티)’로 거론해 가뜩이나 감정의 골이 깊은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경선 무효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또 지난 13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낙연 후보의 승복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났습니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러나 잠시 뒤 ‘승복’이라는 표현이 ‘수용 선언’으로 글 일부가 수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자신들을 저격해 한 제안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일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은 조국 전 장관의 저서 ‘조국의 시간’을 훼손하며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제공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이었던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이재명 후보의 옥중 출마냐 제3후보의 새로운 등장이냐?”라며 향후 민주당의 대선 구도를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시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됐다”며 “중앙지검장은 국감을 통해 ‘대장동 수사대상에 이재명 후보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총장 취임전에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또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유동규 제3의 폰’ 압수수색영장을 반려했다. 여기다 법원은 김만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대장동 최초 설계자, 결재자, 최종 책임자는 이재명 후보(당시 성남시장)이다. 당시 대장동 문건(성남의뜰 출자승인)의 결재자가 이재명 시장인 것은 상식이다. 이제 대장동 문건 결재자 이재명이 화천대유의 특혜를 알았는지가 ‘배임’의 관건이다. 여기서 바로 녹취록의 ‘그 분’이 등장하고 천화동인 1호의 주인공 ‘그 분’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의 후보지명에 켄벤션 효과는 없다.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경선결과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나섰고, 이 후보 역시 캠프 해단식에서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 새 항해에 나설 것이다’라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계로향한 친이재명계 쪽으로부터 나오는 발언들은 막말수준에 가깝다. ‘일베’, ‘조국 찢기’에 이르기까지 루비콘 강을 건넜다. 원룸을 넘어 원팀은 물건너 간 헛꿈이다. 심지어 ‘세작’이란 막말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흘러나온 두 가지 관심 포인트는 이재명 후보의 옥중출마설과 제3후보들의 발 빠른 움직임설이다. 일찌기 언급한대로 여권내부로부터 이재명 후보교체설과 이재명 후보의 옥중출마설간의 보이지 않은 대립신경전이 펼쳐지는 모습”이라며 “이러는 사이에 과연 문 대통령이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된 대장동 부패게이트와 한 통속이 된다면 그의 임기후 퇴임이 과연 안정적일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본다. 물건너 갈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무능한 성격으로 이재명 후보를 주저앉힐 수 있을까? 그것도 곤란한 고민거리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왜 이낙연 후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새 항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을까? 그의 ‘새 항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새출발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 어떻게 이재명 후보가 선출된 상황에서 새출발을 한다는 것일까? 이재명 후보론이 철회될 수 있다는 여권 고위심층부로부터 긴밀한 메시지를 전해 받지 않고서 이런 액션이 가능했을까?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또 “지금 패자인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흐르고 승자인 이재명 후보의 얼굴에는 초조감이 흐른 이 상반된 역설적 표정이 여권내부의 속내가 아닐까? 이재명 후보의 옥중출마론과 다시 시작하자는 제3후보론 사이에서 여당내부는 어느 쪽을 선택할까? 내가 문 대통령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답은 보이는데”라며 향후 더 복잡해잘 것이라고 민주당 내 상황을 전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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