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GIGDC 2021 기획부문 중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팀 헥사고나(Hexagonal)의 ‘헥사고나’는 화성 테라포밍 과정에서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2D디펜스 게임이다. 게임의 맵이 육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게임 이름도 헥사고나로 정했다.
헥사고나는 이민형(18) 팀장과 윤지성(18)·정진효(18) 등 3명의 경기마이스터고등학교 친구들로 이뤄진 팀이다. 메인 기획자 역할을 맡은 이 팀장은 두 명의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제 기획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친구들의 격려 덕분에 끌고 올 수 있었다”며 “좋은 모습으로 한국 게임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헥사고나 게임을 기획한 팀 헥사고나입니다. 저희는 총 세 명으로 구성됐는데요. 팀장인 저는 메인 기획역할을 맡고 있어요. 그리고 (윤)지성이는 밸런스 기획과 문서 작업을 담당했고 (정)진효는 인게임 화면 구현과 에셋 검색을 맡았습니다. 팀과 게임 이름이 모두 헥사고나인 것은 저희 게임의 맵이 육각형인데, 콘셉트를 제대로 살리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지었습니다.
GIGDC 기획부문 중고등부 금상을 수상했어요. 소감을 들려주세요.
사실 좀 믿기지 않습니다. 저희가 남들보다 기획을 잘하지도,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거든요. 운이 좋아서 상을 탄 거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한국 게임을 발전시키는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획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친구들의 격려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헥사고나는 어떤 게임인가요?
이 작품은 2D디펜스 게임입니다. 다만 다른 디펜스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번 같은 몬스터가 같은 이동 경로를 통해 지나오는 일회성 디펜스 게임과 달리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각적인 전략성이 더욱 강화됐다고 볼 수 있죠.기본적으로 맵이 육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만히 있으면 몬스터가 나오는 디펜스게임이 아닌 맵을 클릭하면 그만큼 맵이 열리며 몬스터가 소환되는 방식입니다.
게임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게임을 플레이를 할 때마다 한 번 즐기고 끝내는 게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게임을 해도 즐거운 게임을 좋아했기에 다회성 플레이가 필요한 디펜스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헥사고나는 매번 플레이를 할 때 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매 게임 좀 더 다양한 전략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른 디펜스 게임들과의 차별점으로 볼 수 있겠네요.
게임의 배경을 화성으로 지정했는데 그 이유도 궁금하네요.
화성은 멀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행성이잖아요. 개인적으로는 화성을 한 번쯤은 탐방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크고요. 그렇기에 화성을 탐사하면서 괴생물체를 막는 콘셉트의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또한 화성 테라포밍의 당위성을 위해 스토리를 짜는 것도 신경 썼죠. 재밌는 점은 화성에 등장하는 괴생물체가 ‘고블린’, ‘놀’, ‘머메이드’ 등 판타지 세계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몬스터라는 거예요. 다소 뻔하게 외계인을 넣기보단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처를 넣으면 더욱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을 기획·제작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게임 개발, 기획, 아트를 중심적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GIGDC를 준비하면서 사실 저는 친한 친구들과 팀을 짜고 싶었는데, 하지만 제 친구들은 좀 더 실력이 있는 팀원을 원했어요. 그래서 저는 살짝 뒷순위로 밀리게 됐어요. 다만 이후에도 팀을 계속 구하다 보니 지금의 친구들과 팀을 이뤘고, 정말 즐겁게 작업을 했습니다. 추억이라는 선물을 받았지만, 추가로 GIGDC 금상까지 받아 정말 기쁘네요.
기획 단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밸런스였어요. 저희는 실제로 게임을 제작이 아닌 기획만 하다 보니 막상 중요한 포인트를 집지 못했습니다. 특히 밸런스는 게임의 가장 중요한 파트이기에, 최대한 공을 들였지만, 아직 고쳐야 될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게임에 고차원적 요소를 넣지 못했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특정 공격에는 상대방의 방어력을 감소시키거나 회복력을 감소시키는 등의 요소가 있어요. 다만 게임을 최대한 간단히 만들려고 해서 이런 부분이 빠지게 됐죠.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정말로 좋아하는데요. 이 게임을 플레이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건 팀원들과의 불화였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욕을 하면서 신규 유저를 배척하는 사례도 많아요. 결국에는 게임이 재밌어도 악성 이용자 때문에 떠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잘 만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들끼리 싸우는 경우를 보면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가 즐기고 서로를 도우며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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