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석열 후보 총괄선대위원장?..."尹, 총괄이고 뭐고 이야기한 적 있나?"

김종인, 윤석열 후보 총괄선대위원장?..."尹, 총괄이고 뭐고 이야기한 적 있나?"

야권 관계자 “김종인이 총괄선대위원장?...김종인쪽 언론플레이 일뿐”
“홍준표 대선지원 거부도 과도한 언론 플레이 때문…지금은 홍이 더 중요”
“당대표- 원로란 사람들 잿밥에만 관심 갖고 설치다 당내 분란만 불러”

기사승인 2021-11-08 16:08:01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런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고, 김 전 위원장도 사실상 수락하는 입장이라고 전해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사자인 윤석열 후보는 후보 선출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장정에 당연히 역할을 하시지 않겠나. 그분의 경륜을 정권교체 장정에 참여시켜야 하지 않겠나”라며 ‘김종인 역할론’에 대해 총괄선대위원장을 언급한 것은 없었고 약 90분 인터뷰에서 선대위 구성과 대선 전략의 키워드로 ‘중도 외연 확대’만을 강조, 대선승리를 위한 전략구상 중일뿐임을 보여줬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의 등판에 앞서 윤 후보와의 힘겨루기가 표출된 양상이다. 다만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 묻는 말에는 김 전 비대위원장은 “아직은 내가 제의받은 적이 없고, 윤 후보로부터도 아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이 됐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나”라며 “김종인 측의 과도한 언론플레이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홍준표 후보도 본선 원팀 참여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친여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윤석열이 홍준표의 앙숙인 김종인을 불러와 홍준표를 완전히 밀어내자 홍준표는 ‘국민의힘 청년 지지자들은 내가 데려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또 “국민의힘은 ‘김종인 할배’를 앞세우면서 ‘노인의힘’으로 정당의 성격을 완성시켰다”며 2040세대가 국민의힘을 떠나 여권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과 홍준표 후보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내년 대선은 이재명 대 윤석열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관련해 홍 후보가 “도사 나왔네”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며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게다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 전 비대위원장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에는 ‘선대위 전면 재구성’이라는 조건이 따를 것이라며 윤 대선후보 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 전 위원장은 승리를 위해 항상 여러 가지 복잡한 선결 조건들을 많이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의견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는 그래도 경선에서 승리한 캠프이고, 공이 있는 분들을 배제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두 가지가 충돌되는 게 아닌 만큼, 조율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앞서 지난 6일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오찬 이동  중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참여 여부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을 두고 있다. 아직 조직의 구성이나 형태, 어떤 분을 영입하고 모실 것인지 정해진 게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김 전 비대위원장의 그간 오락가락 행보가 윤 후보 측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왼쪽)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마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번 홍준표 후보 사태도 김종인의 과도한 언론 플레이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홍 후보가 반발하는 원인도 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너무 언론 플레이해서 설치니까 그에 따른 반발심리이다. 이런 부작용을 당대표와 원로란 사람들이 잿밥에만 관심이 많아서 설치다 보니까 저런 분란이 일어난 것 아니겠느냐. 본인들이 민심을 독점하고 있다는 오만함이 걱정스럽다”는 분위기다.

다른 당 관계자 또한 “왜 윤 후보는 가만히 있는데 둘이서 북치고 장고치고 하는지 무슨 목적에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은  대세에 편승하는 사람이지  자기가 뭘  해서 이루는 사람이 아니다. 끝까지 눈치 보다가 되는 쪽에 줄서는 사람”이라며 “이번에도 홍 후보와 윤 후보사이에서 누가 될지 모른다는 여론 조사가 나오자 왔다갔다하면서 끝까지 윤 후보 지지선언 안하고  마지막까지 기다렸다가 결판나니까 이제 마치 열렬한 지지한 것처럼 처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그동안  당 밖에서 너무 당을 심하게  비판해서  전당원  대의원들이 그를 불쾌하게 생각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더라. 또 와? 또 김종인? 고령의 연세에 노인당 이미지가 씌워져 2030 모두 도망간다”며 “박근혜 문재인 선거 때 두 번씩이나 선거 중간에 자신의 요구 안들어 준다고 보따리 싸들고 집에 들어가 대문을 닫아 버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버릇이 어디 가겠나? 선거 때 한 서 너 차례 짐 보따리 싸서 난장판을 펼칠 것이다. 자기 정치하는 사람이다. 이런 것을 윤 후보 캠프에서도 훤히 잘 알고 있고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3월 윤 전 총장의 사퇴 직후 지지율이 급등하자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극찬했다. 별의 순간은 그가 십수 년 전부터 대권 잠룡을 칭할 때 즐겨 쓰던 표현이다.

또 “윤 전 총장만큼 현 정부에서 용감한 사람이 없다. 정무적 감각이 상당하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7월 원희룡 제주지사의 지지모임인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윤 후보의 지지율을 두고 “현재 지지율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지지율 변화는 항상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의 회동설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차기 유력주자로 윤 전 총장을 치켜세우던 행보가 ‘손바닥 뒤집듯’ 바뀐 셈이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기대와 다르게 이어지자 지지를 거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난 6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김 전 부총리는) 경제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며 “일반 국민이 보기에 대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최 전 원장에 대해서도 “사심이 없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고 들었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7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부총리의 부상 가능성을 밝혔다. 그는 “하도 늦게 출발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일반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기 시작하면 역시 경제대통령이란 말이 나오게 돼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또 지난 7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두고 “최소한 비전을 보여줘야지만 믿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동안 그걸 전혀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 사람들이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오차 범위를 훌쩍 넘긴 15%p 격차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윤 후보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실시된 여론조사다.

뉴데일리와 시사경남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 5~6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5.8%, 이 후보는 30.3%를 기록했다.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는 15.5%p로, 오차범위(±3.1%p) 밖이다. 

지역별로 윤 후보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서울 윤 후보 42.6%·이 후보 35.7%, 경기인천 윤 후보 46.0%·이 후보 31.0%, 대전세종충남북 윤 후보 46.0%·이 후보 19.2%, 광주전남북 윤 후보 22.0%·이 후보 49.2%, 대구경북(윤 후보 58.6%·이 후보 13.3%, 부산울산경남 윤 후보 56.4%·이 후보 29.3%, 강원제주 윤 후보 46.4%· 이 후보 27.2%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우세했다. 특히 윤 후보의 약점으로도 꼽혔던 20대에서도 이 후보를 앞선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만 18세~20대 윤 후보 33.6%·이 후보 23.9%, 30대 윤 후보 38.3%·이 후보 25.8%, 40대 윤 후보 34.2%·이 후보 40.2%, 50대 윤 후보 47.9%·이 후보 37.1%, 70세 이상 윤 후보 64.9%·이 후보 19.1%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뉴데일리·시사경남 의뢰로 PNR리서치가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 세 이상 남녀 1005 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RDD 85%, 유선전화 RDD 15% 비율로 피조사자를 선정했으며, 최종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조사완료 후 2021년 6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가중)했으며,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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