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in] '블루 아카이브', ‘덕질’에 빠진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30min] '블루 아카이브', ‘덕질’에 빠진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기사승인 2021-11-11 06:30:02
블루 아카이브.   넥슨 제공

하루에도 수십 개의 신작 모바일 게임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골수 게이머가 아닌 이상 출시된 모든 게임을 플레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최근 모바일 게임의 흥행 여부는 30분 플레이 후 판가름 난다고 보고 있다. 쿠키뉴스는 최소 30분 동안 신작 게임을 플레이하고 받은 간략한 인상 등을 [30min]을 통해 소개한다.

넥슨이 ‘클로저스(2014)’, ‘카운터사이드(2020)’, ‘코노스바 모바일(2021)’ 이어 네 번째 서브컬처(수려한 작화로 그려진 2D 미소녀 캐릭터, 풍부한 스토리를 기본 특징으로 한 장르) 게임 ‘블루 아카이브’를 9일 출시했다.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NPC '아로나'.   사진=강한결 기자

블루 아카이브는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성덕(성공한 덕후)’ 김용하 PD가 개발을 진두지휘한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 2월 일본 게임 시장에 앞서 선보인 바 있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8위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일본 게이머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용자는 학원도시 ‘키보토스’에 부임한 선생님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캐릭터(학생)들을 인솔해 미션을 수행하며 '블루 아카이브'’만의 밝고 유쾌한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스테이지 특성을 고려해 부대를 편성하면서 전략적 전투를 즐기고, 아기자기한 카페를 꾸미거나 '모모톡', '스케쥴' 등을 통해 캐릭터와 교감하며 '진짜 서브컬처' 게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대체로 타깃층이 확실한 장르다. 최근 출시되는 타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 유저층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만, 서브컬처류 게임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애매하게 모든 이용자를 수용하려 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블루 아카이브는 선택과 집중이 매우 확실한 작품이다.

서브컬처에 진심인 ‘덕후’를 겨냥한 블루아카이브는 어떤 게임일까.

블루 아카이브 스토리 모드.   사진=강한결 기자

취향저격 하나는 확실… 타깃 층만 공략한다

블루 아카이브의 주 무대인 ‘키보토스’는 '아비도스 고등학교', '게헨나 학원', '트리니티 종합학원' 등 각각의 학원이 있는데, 이들은 총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여고생들이다. 국내 제작사가 만들었지만, 일본 서브컬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설정을 과감히 차용했다.

백귀야행 캐릭터 '치세'.   사진=강한결 기자

게임 배경부터 교복, 학교 내 모습, 주변 지역들의 풍경도 모두 일본풍이 묻어난다. 예를 들어 백귀야행 연합학원 소속 캐릭터는 일본의 전통복장 기모노를 연상케하는 의상을 입고 있다. 또한 이들의 뒷 배경은 공통적으로 일본식 가옥과 벚꽃이 포함돼있다. 백귀야행 소속 2성 캐릭터 '치세'의 이마에는 뿔이 달려있는데 일본의 요괴 오니를 연상시킨다.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   사진=강한결 기자

특히 계정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입력란에 이름을 적으면 게임 내 탑재된 음성 출력 기능을 통해 이름과 함께 '센세(선생의 일본 발음)'라고 불러준다. 대다수의 서브컬처 게임들은 대화 텍스트에 자신이 설정한 이름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음성까지 지원한다.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로망을 지니고 있는 이용자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의 인연도를 높일 수 있는 모모톡.   사진=강한결 기자

블루 아카이브는 45종 캐릭터와의 교감을 통해 몰입도도 더했다. 게임 내엔 ‘샬레부속 카페’·‘스케줄’·‘모모톡’ 등이 시스템이 있는데, 이를 진행하면 각각의 캐릭터와 인연도를 높일 수 있다. 게임내에서 등장하는 메신저인 모모톡을 통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고 호감도를 높여 능력치 등을 올리는 방식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로비화면(메인화면)을 장식할 수 있는 라이브 2D 일러스트 '메모리얼 일러스트'도 획득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에 익숙치 않은 이용자에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해당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의 취향은 제대로 저격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폭발과 경장갑 상성의 스페셜 캐릭터 '히비키'.   사진=강한결 기자

복잡해 보이지만, 어렵지 않은 전투…피지컬보다는 전략이 중요

2~3등신의 아기자기한 SD 캐릭터가 등장하는 전투 방식은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나오는 캐릭터의 고유한 일러스트는 눈을 즐겁게 만든다. 생각보다 스킬 이펙트가 화려한 편이기에 타격감 자체도 나쁘지 않다.

블루 아카이브의 전투 특성은 기존의 미소녀 수집형 게임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총기를 사용하는 소녀를 내세웠기에 공격·방어 상성이 독특하다. 공격상성은 노멀·폭발·관통·신비·공성 5가지로 구성됐고, 방어상성은 경장갑·중장갑·특수장갑·구조물 등 4가지로 나뉘어 있다. 

블루 아카이브 전투 장면.   사진=강한결 기자

전투 지형은 '시가전', '야전', '실내전'으로 구성되며 캐릭터들의 선호 지형에 따라 공격력이 달라진다. 캐릭터 특성에 따라 구조물에 엄폐 행동을 하며 엄폐 여부에 따라 피해량이 다르다. 이러한 상황과 함께 적의 특성에 맞춰 공격 타입, 방어 타입을 고려해 부대를 편성해야 한다.

설명만으로는 다소 복잡해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크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다. 공격 시 방어자의 색깔에 맞추는 것에 집중하면 한층 더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부대편성은 전장에서 전투하는 '스트라이커 캐릭터' 4명, 후방에서 아군을 지원하는 '스페셜 캐릭터' 2명으로 구성할 수 있다. 'EX 스킬'을 적절히 사용해 전투 상황을 지휘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론 자동전투가 가능하지만, 적절한 스킬 사용을 위해서는 수동조작이 중요하다. 'EX 스킬'을 적절히 사용해 전투 상황을 지휘해보자.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슌'의 EX 스킬 사용 일러스트.   사진=강한결 기자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블루 아카이브의 전투 난이도는 다소 낮은 편이다. 적절히 상성을 맞추고 스킬을 사용하면 스테이지를 꺨 수 있다. 물론 향후에는 난이도가 올라가고 다채로운 콘텐츠가 해금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전투 구조가 단순하다는 의미다. 컨트롤과 피지컬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이용자에게는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블루 아카이브 스토리 모드.   사진=강한결 기자

별점과 한 줄 평(5점 만점)

4.1점. 미소녀 캐릭터가 실사 총을 들고 싸우는 덕후의 로망이 가득. 역동적인 전투를 원했다면 글쎄. 뭐가 됐든 이어폰은 끼고 하세요.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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