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윌취월장한 경기력으로 이라크의 밀집수비를 찢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 6차전을 3대 0으로 승리했다.
전반 33분 이재성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에 손흥민이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고, 막내 정우영의 A매치 데뷔골로 쐐기를 박으며 대승을 기록했다. 4승 2무(승점 14점)가 된 한국은 최종예선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1차전 0대 0 무승부를 완벽히 씻어낸 한국이다. 지난 9월 홈에서 열린 이라크와 1차전 당시 한국은 홈에서 이라크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이라크의 극단적인 수비 축구에 한국의 맹공은 헛심만 쓰다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 원정 경기를 앞두고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1차전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게 정당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치른 최종예선 5경기 가운데 1차전에서 우리 경기력이 가장 안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라며 “내일 경기에서는 다른 것들을 보여주겠다. 최선의 해결책을 생각 1차전보다 많은 찬스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라크는 이번 경기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밀집 수비로 한국에 맞섰다. 한국은 경기 초반에 이라크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초반에는 이라크가 공격을 몇 차례 먼저 시도했다.
한국은 전반 16분 손흥민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4분에는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황희찬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렸는데 이번에도 골키퍼 정면이었다.
공격 비중을 올린 한국은 전반 33분 이재성이 굴절된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올렸고, 이후 후반 24분 손흥민과 후반 33분 정우영(프라이부르크)가 차례로 득점을 올리면서 3골차 완승을 거뒀다.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5차전에서 수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1골 밖에 넣지 못하면서 ‘득점력 논란’에 시달렸는데, 이날은 달랐다.
1차전 이후 경기력이 계속해 끌어올린 벤투호는 이날 이라크를 압도했다. 67%의 점유율과 90% 패스성공률을 기록했고 9개의 슈팅 중 7개가 유효 슈팅으로 기록되는 등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카타르행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남은 4경기 중 원정이 3경기지만, 3위 UAE(승점 6)와 8점 차로 벌어졌다. 남은 4경기에서 최소 1승1무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자력으로 카타르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도 탈출했다. 한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마지막 승리는 2012년 6월 카타르전(4대 1 승리)였다. 약 9년 5개월 만에 징크스에서 탈출하면서 기분 좋게 11월 일정을 마무리했다.
2021년 일정을 마친 한국은 짧은 휴식을 가진 뒤 다음해 1월과 2월에 차례로 레바논, 시리아 원정 경기로 최종예선 일정을 이어간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