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예측이 당초 10조원에서 19조원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세수 증가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재부는 16일 “현재 시점에서는 강한 경제회복세와 자산시장 요인으로 추경예산 314.3조원에 대비 약 19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전망된다”며 “세수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초과세수란 당해 연도 세입예산(추경예산)과 실제 국세수입의 차이를 의미한다. 앞서 기재부 측은 초과세수 규모를 10조원대로 예측했지만 이후 여당에서는 19조원이라는 구체적인 규모를 제시했다.
결국 기재부가 실수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꼴이 됐다.
그러나 ‘의도적인 초과세수 축소’에는 선을 그었다. 기재부 측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초과세수 사용과 관련해 이미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여당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다시 꺼낸 모양새다. 우선 민주당 측은 기재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초과세수를 재난지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세수 오차율이 15%”라며 “세수 예측 오류가 아니다. 기재부가 예산을 가지고 갑질을 하는듯한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또한 “단순히 산술적으로 배분하면 5조6000억 정도가 남는다. 방역지원금만 해도 국민 1인당 20만원씩 하면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을 빼면 한 6~8조 정도”라며 “기재부가 계속해서 그 입장을 견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어쨌든 지금은 우리가 보기 드문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기재부가 조금 더 전향적인 자세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여당의 태도가 적절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왜 세수가 증가했는지를 한 번 체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우선 작년도에 세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세수다. 양도세‧법인의 양도에 대한 세금‧종합부동산세 등 잘못된 정부의 정책 탓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책실패 때문에 세수가 더 들어온 것을 두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재부는 여전히 맞춤형 손실보상에 예산을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측은 “추가적 초과세수는 최대한 올해 중 소상공인 손실보상 및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대책 등에 활용할 것”이라며 “나머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내년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