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트위치로 행사를 봤었는데 올해는 직접 내려와 부스에서 체험도 할 수 있어서 즐거워요.”
불과 1년전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돼 부스도 없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던 부산 벡스코가 열기로 가득 찼다. ‘지스타 2021’을 찾은 관객들은 각각의 게임사 부스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행사를 체험했다.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2021 2일차 일정이 시작됐다. 개막 당일이었던 17일에는 미디어와 참가업체를 대상으로 행사가 진행됐기에 다소 한산했지만, 관객 입장이 시작되는 사실상의 개막이었던 이날은 인파로 북적였다.
오전 9시 경 벡스코 야외마당은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행렬로 활기를 띠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들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질서정연하게 줄을 선 모습이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방문객의 체온을 재고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등 철저하게 방역을 지켰다.
벡스코 제 1전시관에 위치한 BTC 행사장은 활기가 가득했다. 관람객들은 각종 체험 부스에서 게임을 즐기며 웃고 떠들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남성 관람객 김 모(20)씨는 “지난해 수능이 끝나고 지스타를 꼭 한 번 오고 싶었지만, 오프라인 개최가 전면 취소돼 아쉬움이 있었다”며 “그래도 올해는 이렇게 올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올해 지스타에서 카카오게임즈의 ‘말딸(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 공개된다고 해서 굉장히 설렜다”며 “전광판에서 영상이 나올때마다 자꾸 멈추게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스타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코스프레 쇼도 다시 볼 수 있었다. 카카오게임즈와 텐센트 오로라 스튜디오 부스에는 각각 ‘가디언 테일즈’와 ‘천애명월도M’ 캐릭터로 분한 코스어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에 살면서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지스타에 참석했다는 여성 관람객 윤 모(25)씨는 “코스프레를 볼 때마다 코스어 분들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며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하기 위해 운동같이 자기개발도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관 밖 로비에는 네 명의 코스어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LoL 챔피언 ‘영혼의 꽃 킨드레드’, ‘세라핀’, 'KDA 이블린‘과 ’오버워치‘의 ’디바‘로 분한 이들은 관객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도 흔쾌히 응했다. 기자의 사진 촬영 부탁에 곧바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부산인디커넥티드페스티벌(BIC) 특별관에서는 ‘BIC 2021’에 출품했던 인디게임 중 30여개의 작품과 ‘지스타 2021 인디 쇼케이스’에 지원한 인디게임 중 심사를 통과한 30여개의 작품이 특별 전시됐다. 해당 작품 가운데는 ‘글로벌 인디 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 2021)’에서 상을 받은 스튜디오 두달의 ‘라핀’, 블랙앵커 스튜디오의 ‘비포 더 던’, 마일스톤게임즈의 ‘컬러 림’도 찾아볼 수 있었다. 송혜은(22) 컬러림 개발자는 “오랜만에 이용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전시회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게임사의 부스에서 신작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도 많았다. 그라비티와 시프트업 등은 미출시 신작의 데모 버전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홍보팀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볼 수 없어서 신작 공개에 애로사항이 있었다"면서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지스타가 열리다보니 많은 게이머분들이 감사하게도 현장에 와주셨고, 양질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관람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대체적으로 관람객들은 이번 지스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구에서 휴가를 쓰고 왔다는 남성 직장인 이 모(33)씨는 “체험부스도 다양하고 볼거리도 많아 즐겁지만, 가슴을 설레게 하는 신작 공개소식은 다소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며 “2019 지스타를 돌아보면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섀도우 아레나’, ‘도깨비’, ‘플랜8’ 등의 신작을 공개하면서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고 말했다.
여성 인디게임 개발자 최 모(25)씨는 “넥슨이나 넷마블 같은 대형게임사가 이번 지스타에서는 빠지게 됐는데, 최근에 이들이 개발하는 게임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론 지스타에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선 데모버전을 추가적으로 개발해야 해 힘들 순 있지만, 그래도 굵직한 작품이 없어서 다소 김이 빠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를 생각하면 올해 지스타가 오프라인으로 열린 것은 정말 기쁜 일”이라며 “부산역에 도착해 지스타 관련 전광판을 보고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부산=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