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가 23일 향년 90세로 사망한 가운데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브리핑룸에서 그는 “우선 전두환씨라고 하는 게 맞다. 대통령 예우는 박탈당했다”며 “조문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의 과오를 짚었다. 그는 “전두환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 주범”이라며 “수백 명의 사람을 살상했던, 자신의 사적욕망을 위해 국가권력을 찬탈한 것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 중대범죄를 인정하지도 않았다. 참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아직도 미완상태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드러날 수 있도록 당시 사건 관계자들의 양심선언을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2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자연인으로서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지만 대통령을 지낸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 아쉽게도 고인은 진정한 사과와 참회를 거부하고 떠났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집권한 후 8여년을 철권통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한 참회도 없었다. 참으로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질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두환 씨의 죽음에 관해 애도를 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전직 대통령이니까 (조문을)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얘기를 그분과 관련 지어 얘기하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가 유족 뜻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국가장을) 종합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어떻든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국사의 한 싫든 좋든 여러 가지 논란을 보였던 분이고 한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던 분이다. 많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엄청난 사건 주역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간적으로는 돌아가신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상가에 따로 조문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당을 대표해서 조화는 보내도록 하겠다. 당내 구성원들은 고인과의 인연이나 개인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조문 여부를 결정하셔도 된다”고 했다.
범여권은 전두환씨에 관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심 후보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두환 씨가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광주 학살에 대한 사과도 없이 떠났다. 역사의 깊은 상처는 오로지 광주시민들과 국민의 몫이 됐다”며 “무엇보다 이 시간을 원통해 하고 계실 5.18 유족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그리고 이를 위한 수많은 선배 시민들의 투쟁을 옆으로 또 다시 잠시 미뤄둔 채 학살자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고자 한다. 애도할 방법이 저에겐 없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