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간의 내홍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선후보 측에서 노골적으로 이준석 대표를 압박하는 것을 보고 홍준표 의원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선출된 당대표는 당의 제일 어른”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홍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의 모든 것은 당대표를 통해야 한다”며 “당대표를 패싱하고 당대표를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하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사람이 많은 조직일수록 그건 병든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26일 YTN뉴스큐에 출연해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위원장의 오늘 기자회견을 전혀 몰랐느냐'는 질문에 "네. 전혀 상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을 할 때는 (윤석열) 후보와 의견교환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본부장 회의에 앞서서 먼저 (회견을) 한 의도는 정확히 전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공동 상임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한 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저는 기자회견 자체가 무슨 목적이었는지 아직 파악이 안 된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의 인터뷰 전 김 위원장은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와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상임선대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급 위원장에 심지어 당대표인 이 대표가 김병준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사전에 몰랐다는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이 대표를 패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일을 두고 지난 7월 윤석열 후보가 입당할 때 대표를 패싱했던 사건이 연상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30일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는데, 갑작스럽게 진행되면서 당 지도부가 부재한 상황에서 입당하는 모습이 연출돼 논란이 일었다.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당내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지지율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26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23~25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 더불어민주당 32%을 기록했다. 지난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39%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5%포인트 하락했고, 지난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29%로 3%포인트 상승해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조사(10%포인트) 대비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85%), 유선전화면접(15%)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