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첫 시즌에 우승한 김상식 “일주일만 쉬고, 다음 시즌으로” [K리그]

감독 첫 시즌에 우승한 김상식 “일주일만 쉬고, 다음 시즌으로” [K리그]

기사승인 2021-12-05 18:55:34
우승 후 헹가래를 받는 김상식 감독.  프로축구연맹

“한 일주일만 쉬고 다음 시즌에 돌입해야죠.”

전북 현대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38라운드 홈경기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 3점을 추가한 전북은 승점 76점으로 2위 울산 현대(승점 74점)를 2점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K리그 최초의 4연패를 달성한 전북은 올해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우승으로 리그 5연패와 함께 통산 9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특별히 우승 소감은 준비하지 않았다. 미리 생각하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같아서 말았다. 그저 너무 기쁘다.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전북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후임으로 올 시즌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프로축구 사상 6번째로 사령탑 데뷔 첫 해 우승컵을 들었다. 또 최용수 강원FC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한 구단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기 전에 팀이 4연패를 했기에 5연패를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좋을 때도 있었지만 좋지 않을 때도 있었고 그 사이 팬들의 질책과 응원도 받았다”라며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 우승으로 마음이 시원하다.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 우승한 것이 더 기쁘다”고 말했다.

감독이 3연속 바뀌었음에도 우승을 차지한 비결에 대해선 “(우승 DNA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우승을 하면서 선수들이 (우승의)맛을 안다”라며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는 것과 같다. 우승하려면 운동장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힘이 전북의 우승 DNA”라고 언급했다.

이어 “2009년에 전북에 이동국과 처음 왔는데, 그때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못 했다. 그런데 올해가 전북에 와서 9번째 우승이다. 5연패라는 전무한 기록을 썼는데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이동국, 박지성 위원 등과 힘을 합쳐서 전북이 K리그를 이끌어가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가는 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라고 덧붙였다.

전북의 올 시즌 우승은 순탄치 않았다. 시즌 초반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지만, 5월에 3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7경기 연속 무승 늪에 빠지면서 전반기를 3위로 마감했다. 김 감독은 “처음에 무패를 달리다 이후 3연패를 했고, 7경기 이상 무승하면서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감독을 처음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전북이라는 팀은 다득점으로 이겨도 당연한 팀이다. 1대 0으로 이기면 졸전 끝에 이겼다, 0대 1로 지면 전북이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라며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 감독으로 선수들을 어떻게 잘 이끌어 갈지 고민이 컸다. 그런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춤을 추는 김상식 감독.   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은 올 시즌 팀의 최고 수훈 선수를 뽑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호가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줬다. 최고 수훈선수다. 또 최철순이나 이용 등 고참들이 경기에 나가든 못나가든 항상 후배들과 동료를 챙겼다. 자기보다 팀을 위해 희생했다. 모든 선수들이 희생했다”고 답했다.

올해의 감독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선 “욕심 없다. 우승 메달만 있으면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우승을 경험했지만, 김 감독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위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김 감독은 “오늘만 즐거우면 된다. 오늘 우승하고 춤을 춘 것도 울분이었다. 4연패한 팀의 감독이 됐는데 5연패를 못 했으면 솔직히 쪽 팔린 것 아닌가”라며 “한 일주일만 쉬다가 오겠다. 우승했으니 좋은 선수들 영입해 주실 것이다. 5연패를 했지만 언제까지 우승이 이어질지는 모른다. 지금 선수들이 지난 10년을 이끌었다면, 앞으로 10년을 이끌어갈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그것도 나의 몫이다.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항상 좋은 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승, 더블, 트레블에 도전해야 한다. 선수 구성이 우선이다. 구단과 잘 상의해서 좋은 선수 영입해서 더블, 트레블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휴식기에 대해 “사실 쉬지도 못한다. 다음주에 P라이센스 교육이 있다. 지금 주말부부가 아니라 거의 '월부부'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는 부산에 가야 한다. 결혼기념일과 가족들도 챙겨야 한다”라면서 가족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전주=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