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우승 이끈 홍정호 “잘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K리그]

전북 우승 이끈 홍정호 “잘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K리그]

기사승인 2021-12-05 19:04:28
팬들 앞에서 우승컵 세리머니를 펼치는 홍정호(가운데).   프로축구연맹

“동국이 형 반만 하자고 생각했어요. 정말 잘 하고 싶었어요.”

전북 현대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38라운드 홈경기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 3점을 추가한 전북은 승점 76점으로 2위 울산 현대(승점 74점)를 2점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최종전적 22승 11무 6패(승점 76점)가 된 전북은 2위 울산 현대(승점 74점)의 추격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전북은 3년 연속 리그 최종일에 울산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5년 연속 우승이자 K리그 통산 9번째 정상 등극이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홍정호는 안정된 수비로 제주의 공격을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우승이 확정되자 김상식 감독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시즌 내내 부담감이 컸기에, 홍정호는 감정이 북받친 모습이었다.

우승 세리머니 이후 취재진을 만난 홍정호는 “일주일 동안 잠을 잘 못 잤다”면서 “많이 부담도 됐고 잠을 설치며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목표가 같았다. 부담감 속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은 있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감독님 얼굴을 보니 울컥했다”라며 “잘하고 싶었고, 주장으로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시즌 중반에 고비가 있었지만, 마지막에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고 이제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정호는 지난해 은퇴한 이동국에 이어 올 시즌부터 주장 완장을 찼다. 구단의 레전드 선수를 뒤이어 주장을 맡았기에 그의 부담은 더욱 배가 됐다.

그는 “(이)동국이형이 잘 했기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부담이 있었다”며 “선수들과 감독님이 주장으로 뽑아준 만큼 잘하고 싶었다. 솔직히 동국이형 반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고 했다.

전임 주장 이동국(은퇴)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홍정호는 “경기 전에 동국이형이 라커룸에 들어와 분위기를 이끌어줬는데, 마음이 편해졌다. 선수들도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기회가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동국이형이) 우리 팀에 합류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지금 당장은 방송을 많이 하고 계시기에 힘들겠지만 훗날 기회가 된다면 팀에 코치님으로 오셨으면 한다. 감독님과 사이가 좋기에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소망을 전했다.

홍정호는 이용, 최철순 등 베테랑들과 함께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며 좋은 결실을 맺었다. 그는 “(최)철순이형과 (이)용이형 등 고참 형들이 잘 도와줬다. 첫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시즌을 보내면서 철순이형과 용이형이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 특히 철순이형의 투지 있는 모습이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다. 형들이 넘어지면서 끝까지 뛰는데 밑에 선수들이 안 할 수 없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경기 후 왈칵 눈물을 쏟았던 그는 시즌 내내 느꼈던 부담도 전했다.

팀의 5연패를 이끈 홍정호는 세징야(대구), 이동준(울산), 주민규(제주)와 함께 2021시즌 K리그1 MVP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멋지게 차려입고 시상식에 가겠다”라면서 “매 경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다. 좋은 기회인만큼 꼭 받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북의 ‘우승 DNA’에 대한 질문에 “팀에 우승해 본 선수들이 많다. 2년 전에 울산과 반대의 상황이라 울산의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라며 “잘못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도 했는데, 선수들은 이미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승해 본 선수들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잘 됐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주=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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