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와 승격을 놓고 K리그1(1부리그) 강원FC와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이 최후의 승부를 펼친다.
강원과 대전은 8일 오후 7시 ‘2021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이어 오는 12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을 갖는다. 두 경기의 결과로 2022시즌 K리그1에서 뛸 12번째이자 마지막 한 팀이 가려진다.
K리그1의 강원은 이번 시즌 10승 13무 15패(승점 43점)에 그치며 12개 팀 중 11위로 밀렸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부리그에 있었던 강원은 6년 만에 강등 위기에 놓였다.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팀 조직력이 떨어졌고, 코치진 폭행 사건과 선수단 교통사고 등 계속해서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시즌 막판 김병수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이유로 경질됐다.
강원은 빈 감독직에 최용수 감독을 선임했다. 최 감독은 무너진 강원을 빠르게 복구하는 데 힘을 썼다. 강원은 올 시즌 내내 수비 불안이 약점으로 지적돼왔으나 최 감독 부임 이후 2경기에선 한 골만 내줬고, 1승 1무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성남FC전에서 김대원의 멀티골로 2대 1 승리를 거뒀다.
2020시즌을 앞두고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은 올해 이민성 감독을 선임하고 팀의 기틀을 다졌다. 시즌 초반에는 5위까지 미끄러졌지만 후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고, 플레이오프에서 4위 전남 드래곤즈와 2위 안양 FC를 차례로 꺾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2015시즌을 끝으로 1부리그에서 강등됐던 대전은 6년 만에 승격에 도전한다.
대전은 강원의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 마사(9골 1도움), 박인혁(6골 2도움). 이현식(5골 6도움), 공민현(2골 4도움)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갖춘 팀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에서 바이오가 안양전에서 2골까지 기록하는 등 감이 오른 상태다.
대전의 변수는 경기 감각이다. 일정상 K리그2 플레이오프가 모두 끝나고 K리그1 11위 팀이 결정될 때까지 한 달 가량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이를 대비해 전지훈련과 연습경기 등을 소화했다.
양 팀 사령탑의 대결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최용수 강원 감독과 이민성 대전 감독은 현역 시절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과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둘은 1997년 9월 일본과의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도쿄 대첩'을 이끈 인연이 있다. 당시 후반 막판 최 감독의 패스를 이 감독이 받아 왼발 중거리슛으로 2대 1 역전 드라마를 썼다. 동료였던 이들은 이제 서로의 목에 창을 겨눈다.
한편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는 승격에 도전했던 2부리그 팀들의 결과가 더 좋았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차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부리그 팀이 잔류한 경우는 2017년 상주 상무와 2018년 FC서울, 2개 팀 밖에 없다. 두 팀 모두 당시 부산 아이파크를 제압하고 1부리그에 생존했다. 지난해는 승강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았다.
2018년 강등 위기에 있던 서울을 구했던 인물이 지금 강원 사령탑인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이 다시 한 번 강등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주목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