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리니지W’가 ‘오딘:발할라라이징’을 밀어내고 월 매출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리니지를 만드는 심정’으로 제작됐다는 ‘리니지W’는 현재 앱 마켓 3사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8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분석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W는 출시 첫 달인 11월 국내 앱마켓(구글·애플·원스토어 합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모바일 인덱스는 엔씨가 11월 한 달간 매출액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1월 전체 앱 매출의 34.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지난 7~10월 1위를 차지했던 카카오게임즈 오딘은 2위로 밀려났다. 3, 4위엔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올라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의 저력을 입증했다.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가 지난달 4일 한국과 대만, 일본, 동남아, 중동 등 12개국에 동시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엔씨소프트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게임을 동시에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니지W는 내년에 북미, 유럽, 남미 등 2권역까지 서비스 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리니지W의 흥행은 의미가 깊다. 상반기 ‘확률형 아이템(뽑기형 상품)’ 논란 이후 이른바 돈을 써야 이기는 형태의 ‘페이투윈(Pay to Win, P2W)’ 게임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 실제로 ‘리니지M·2M’을 비롯해 비슷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BM)을 차용한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는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리니지W 출시를 앞둔 지난 9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라며 “그간 당연히 여겨온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며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리니지W에는 ‘장비 뽑기’와 ‘문양 시스템’이 포함되지 않았다. 장비 뽑기와 문양 시스템은 기존 시리즈의 핵심 과금 BM요소였지만,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 이후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증권가에서도 엔씨소프트 목표 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2월 16일(101만5000원)을 마지막으로 90만원 대로 떨어져 55만8000원까지 추락한 바 있다. 전일 종가는 71만7000원이다.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상상인증권 등은 엔씨소프트 목표 주가를 각각 110만 원, 107만 원, 100만 원으로 예측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씨소프트의 밸류에이션은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의 17배에 불과하다”며 “P2E 관련 신작 기대감을 제외하고 봐도 절대적 저평가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리니지W의 흥행에 따른 이익 증가도 반영되지 않은 저평가 상태”라며 “4분기부터는 리니지W의 흥행을 통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