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비호감 대선’에 부동층만 ‘는다’

역대 최악 ‘비호감 대선’에 부동층만 ‘는다’

이재명·윤석열 지지율 빠지고… 응답 유보층만 ‘증가’
“극한 싸움에 피로도↑… 정치권 전반에 돌 던지는 것”

기사승인 2021-12-25 07:52: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최근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어느 후보도 선택하지 않는 부동층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선정국이 네거티브 전쟁으로 치달으면서 유권자 표심이 길을 잃은 모양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업체의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2주 전 조사 대비 후보는 3%p 하락한 35%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후보의 지지율은 7%p 내린 29%를 기록했다. 조사는 20~22일간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20~21일간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35.2%(1.2%p↓), 이 후보는 32.9%(3.4%p↓)를 각각 기록했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20~21일 유권자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윤 후보가 40.1%, 이 후보가 37%를 기록했다. 각각 5.2%p, 0.1%p 하락한 수치다.

두 후보의 내림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NBS 조사에서 부동층은 17%에서 25%로 늘었다. 한국 갤럽도 14.3%에서 16.6%, 리얼미터도 7.2%에서 10.8%로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사태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론적으로 따지면 선거가 다가올수록 주요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더 좁혀져야 한다”며 “지지 후보를 유보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는 현상은 예외적”이라고 평가했다. 

원인으로는 극한으로 치달은 ‘네거티브 공방’으로 유권자들의 정치적 피로도가 높아진 점이 꼽힌다. 최근 이 후보는 아들의 도박·성매매 논란,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과 장모 최씨의 잔고 증명서 위조 등 ‘가족리스크’가 선거 전반을 휩쓸면서 정치권은 정책 대결 대신 정쟁 대결만을 펼치고 있다.

후보자들의 잇따른 ‘실언’도 문제다. 윤 후보는 지난 22~23일간 호남 행보에 나섰다. 단 이틀간 윤 후보의 ‘입’은 네 차례나 논란에 휩싸였다.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 △앱으로 실시간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가 온다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화 운동 등의 발언이다. 

신 교수는 “17대·18대 대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비호감도는 30%대였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비호감도가 60%대를 오간다”며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은 결국 네거티브전이 극한으로 치달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합리적 경쟁이 아니라 극한 싸움에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폭증했다. 정치권 자체에 대한 돌을 던지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지지율 전망은 엇갈렸다. 신 교수는 “현재 부동층은 증가했지만,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지지율이 빠졌다. 두 사람 중 지지율이 더 많이 떨어진 사람은 윤 후보”라며 “부동층이 그만큼 지지를 이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윤 후보가 그만큼 부동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윤 후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표심”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 교수는 “막판에 투표한다면 부동층은 결국 지지 후보를 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윤 후보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 후보도 밉고 현재 문재인 정부도 미워서 윤 후보를 택했는데, 윤 후보가 최근 실언, 가족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더한사람’이라는 인상을 줬다”며 “앞으로 윤 후보가 표심을 끌어올 만한 행보를 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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