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이 설립한 중소게임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시설이다.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이곳에는 현재 50개의 게임개발사, 30개의 창업준비팀이 입주해 꿈을 키우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굿게임상’을 받은 ‘MazM: 페치카’의 제작사 ‘자라나는 씨앗’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성장한 개발사다. 이밖에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는 개발사도 여럿 있다. 쿠키뉴스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입주한 게임사들의 이야기를 3주간에 걸쳐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2017년 설립된 애프터타임은 자체 지식재산권(IP) 개발과 게임 아웃소싱 등 투 트랙 방식으로 운영되는 개발사다. 2019년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입주 당시 10명 규모였던 회사는 현재 40명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 애프터타임의 이대희(34)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게임사 인턴을 시작하면서 경력을 쌓아나갔다. 지난 28일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애프터게임즈 대표 이대희입니다. 저는 2004년 소프트맥스라는 회사에서 6개월 인턴을 하면서 게임업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어요. 이후에는 아마추어로 활동하면서 2007년 '페러렐 테일'이라는 RPG 패키지 게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게임 관련 일은 다양하게 했는데요. 게임기자, 개발자, QA(게임이 일정 수준의 품질이 되게끔 제품 출시 이전에 테스트 및 검수를 맡는 업무) 담당자, GM(운영자)까지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죠.
애프터타임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애프터타임은 2017년 창업한 게임사입니다. 게임 아웃소싱과 자사 IP 개발 양쪽으로 힘을 싣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프로젝트 단위, 게임 프로그래밍, 그래픽, 기획, 사운드 등 각 파트별로 다양한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NFT(대체불가능 코인)와 메타버스 플랫폼 제작도 진행 중입니다.
그동안 어떤 작품을 개발했는지 궁금해요.
현재 저희는 비주얼 노벨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우선 2D 액션 RPG ‘에란드사가’, 캐주얼 게임 ‘베지파밍팝’, 로그라이크 슈팅게임 ‘팡팡슬라임’ 등의 자체 IP게임이 있고요. 네이버 웹툰 ‘마인드C’ 작가님의 ‘윌유메리미’ IP를 활용한 퍼즐게임 ‘2048윌유메리미’도 있습니다.
비주얼노벨의 경우 '스토리타운'이라는 플랫폼을 제작했는데요. 해당 플랫폼 안에 각각의 작품이 들어간 형태입니다. 스토리 타운에 3개의 비주얼 노벨 작품이 포함됐습니다
애프터타임은 주로 비주얼 노벨 성향의 작품을 계속해서 제작해왔는데요. 이유가 궁금하고, 동일 장르를 지속해서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고정 팬도 생겼나요?
처음에는 비주얼 노벨 게임을 쉽게 생각했어요. 장르 특성상 팬덤 형성도 용이하고 성장기반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봤죠. 초반엔 팬들이 제법 생기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오판이었죠. 비주얼 노벨 장르는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가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부분을 충족하지 못 했어요. 결국 팬들이 떨어져나가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비주얼 노벨이 만만히 볼 수 있는 장르가 아니고, 스토리도 탄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애프터타임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이전에는 아마추어로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각종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를 차려서 저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꾸준히 공부를 하면서 자신감도 커졌고요. 창업 이후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에 매진하게 됐어요.
지금 형태로 회사를 꾸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보통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계신 대표 분들은 경력이 10~15년 이상 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나이가 적고 경험이 많이 않다보니 막막한 부분이 많았어요. 3년간 창업을 준비했는데 관련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정부에서도 청년 창업교육을 많이 제공했는데요. 100여개 정도 강의를 들었어요. 창업 전에는 개인 사업자로 일을 했는데 법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 관련 지식이 정말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때 재무·회계·노무 등 많은 분야에 대해 새롭게 배웠습니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어떻게 입주하시게 됐나요?
2019년 입주기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돼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 웹툰 IP를 활용한 작품을 제작했다는 부분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다음 달이면 이제 입주 기한이 만기돼서 퇴거를 하는데 3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들어와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사무실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였습니다. 저희가 처음에는 10명 남짓한 소규모 인원으로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규모가 커지면서 조금 더 넓은 공간을 배정받았습니다. 센터 측에서 저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판단해주신 것이기 더 감사한 부분입니다. 센터 내에 있는 테스트 베드, 회의실 등 다양한 공간도 사용할 수 있었고요.
그리고 사업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코칭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IR(기업이 주식 및 사채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홍보활동) 관련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 있었고요. 유니티 등의 개발 교육도 인상 깊었습니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바라는 점도 있나요?
전반적으로는 매우 만족해요. 다만 여기가 교통편이 썩 좋지는 않아요. 판교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야하는데 배차 간격도 길어서 자차가 없으면 오기가 쉽지 않아요. 꾸준히 의견제기는 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미팅이 늘었는데, 화상 회의를 지원하는 등의 온라인 1인 부스가 신설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면서 게임산업의 규모도 커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게임사가 많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근간이 되는 풀뿌리 게임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물론 어려움을 겪는 개발사가 많지만, 저는 양극화도 크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중소개발사 가운데도 잘 버는 회사와 못 버는 곳은 큰 차이가 있거든요. 저희도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고 지금도 수익을 위해 아웃소싱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소개발자에 계신 대표 분들이 조금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바일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PC와 콘솔 등으로 채널링을 넓히며 도전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최근 NFT와 메타버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개발자들도 많다고 보는데 이런 사고를 깨야한다고 봅니다. 물론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 분들의 의견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애프터타임이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IP 기반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조금 뜬금없을 수 있지만 저희 게임이 테슬라에 들어갔으면 하는 소망도 있어요. 콘텐츠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애프터타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