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도심 속 생활정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생활정원은 심리적 안정감과 스트레스 해소, 정신적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 류광수 이사장은 “한수정이 그린 뉴딜 선도를 위해 산림청과 함께 정원산업 진흥 및 정원문화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원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사업 △정원 인프라 구축 및 정원문화 확산 기반 마련사업 △정원 품질 제고 및 민간활성화사업 △정원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반려식물 프로젝트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이사장은 “한수정이 국내·외 정원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특히 올해부터는 수목원·정원 문화확산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수목원·정원을 기반으로 한 ESG 경영체계 강화,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효율화·안정화 방안 실행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먼저, 생활정원 조성사업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설명한다면?
- 한수정은 지난해 12개소의 실외정원을 조성했으며, 지자체에서 조성한 22개 실내·외 정원에 대해 컨설팅을 실시했다. 오는 2025년까지 234개 실내·외 생활정원의 조성과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생활정원 조성사업은 대폭 확대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40개소의 실외정원을 조성하고,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실내외 정원 68개소에 대해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수정에서 직접 조성하는 실외정원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정원사와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4개소 실외정원 조성에 해당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정원사’라는 말이 새롭게 들리는데.
- 도시숲 정원관리인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지자체에서 양성한 시민정원사(1명)와 취약계층(4명)을 매칭해 준다. 즉 권역별로 조성된 도시숲과 정원을 가꾸고 돌보는 사업이다.
시민정원사는 취약계층에게 정원조성 및 관리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한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에게 진로 탐색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한수정은 지난해 시민정원사 및 취약계층 96명을 대상으로 도시숲과 정원에 식재된 식물의 관리에 대한 직무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 정원 분야 실습보육공간 조성사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 정원 분야 실습보육공간 조성사업은 ‘정원드림 프로젝트(Garden Dream Project)’라고 부른다. 이 프로젝트는 정원 분야 취업과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팀을 이루어 정원작가의 멘토링을 바탕으로 지역의 유휴부지에 정원을 디자인하고 조성한다.
이를 통해 정원드림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들은 전문능력과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의 유휴공간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 정원드림 프로젝트의 성과가 궁금하다.
- 지난 2020, 2021년 2년간 모두 245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전국에 50개의 실습정원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22,000㎡ 규모의 유휴공간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정원드림 프로젝트 참가자 가운데 졸업생 기준 76%가 취업에 성공했다. 당시 참가 학생들은 ‘2021 상하이 국제 플라워쇼(International gardens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직장인을 위한 생활정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 지자체에서 조성하는 스마트가든 설치사업의 체계적 조성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실내공간을 활용해 의료기관, 산업단지, 공공시설에 스마트가든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지자체 사업을 돕기 위해 유형별(큐브, 벽면, 혼합형 등)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시범 설치하거나 이용자에 대한 효과성을 분석·지원한다. 효과성 분석 결과 근로자의 피로나 우울감을 낮추고 스트레스 저하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모두가 누리는 정원 조성을 위해 산업단지, 의료시설, 공공시설 등 전국 72개 시·도를 대상으로 스마트가든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 국내 정원소재 식물의 산업화 가능성은 있는지?
- 한수정은 산림청의 지원으로 지난해 9월 국립세종수목원에 국내 처음으로 K-테스트베드(정원식물가늠터)를 조성하고 국내 정원소재 식물의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정원식물 전시·현장실증사업’에 착수했다.
한수정이 조성한 정원식물가늠터는 총 1.5ha 규모의 신품종, 정원식물 후보군, 재배품종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로와 생육보조시설 등 정원식물 발굴과 확산을 위한 기반시설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정원식물 다양성을 위한 정원식물 평가 및 발굴, 외국 품종의 대체품종 개발을 위한 우수식물 특성평가, 생활정원 식재 식물 후보군 선정을 위한 정원식물 산업화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전국 42개 기관 및 개인이 출품한 후보군 8,000여 본이 식재돼 있다.
▲ 정원문화사업이 반려식물 분야로도 확대된다고 알고 있다.
- 2021년 6월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정원산업 진흥 및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반려식물 키트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반려식물 키트 업체의 90%가 일반사업자(간이사업자), 1인 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니즈(Needs) 반영과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들의 실내 활동 시간이 크게 증가하면서 반려식물 구매 촉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려식물 키트 업체 실태조사 항목은 업체 기본정보, 매출정보, 애로 및 건의사항 등 모두 5개 영역으로 나뉘어 실시됐다.
▲ 정원사업 관련 기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민간정원이나 사립수목원, 사회적기업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간담회를 연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는 민간정원이나 사립수목원 등 민간 부문에 대한 지원사업을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로부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기관이 있어 든든하다는 얘길 들었다.
지자체에서도 정원에 대한 수요가 많아 정원조성부터 관리까지 컨설팅을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분야 전문가가 많지 않다 보니 우리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장 수요중심의 컨설팅이 제대로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한수정은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관광을 활성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울산시, 전남도, IGTN Korea(국제가든관광협회 한국지부)로부터 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더 큰 사명감을 갖고, 더 열심히 지원할 것이다.
한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지난 2017년 5월 설립된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기후 및 식생대별 국립수목원의 운영·관리, 수목유전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산림생물의 보전·활용, 수목원·정원 진흥에 필요한 정보 및 정보시스템 관리·제공, 수목원 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 정원의 품질 및 운영 관리 평가, 정원 관련 기술 및 소재 개발 등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수정은 현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국립한국자생식물원(임시개원 중)을 운영하고 있다. 산림청이 조성 중인 한국정원문화원(2024년 개원 예정)과 국립새만금수목원(2027년 개원 예정)도 운영·관리할 예정이다.
세종=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