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긴축 시사 여파가 이어져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0.64포인트(0.47%) 하락한 3만6236.4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53포인트(0.10%) 내린 4696.05를, 나스닥은 19.31포인트(0.13%) 하락한 1만5080.86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전일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소화하며 미국 국채 금리 추이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의사록을 통해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감안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언급했다.
또 연준은 8조7600억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 등 자산의 만기가 도래해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 방안을 말한다.
지난해 1.51%로 마감했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1.75%까지 치솟았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애플과 아마존 주가는 각각 1.67%, 0.67% 내렸다. 테슬라는 2.15% 내렸고 넷플릭스도 2.51% 빠졌다. 반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 주가는 2.56% 올라 S&P500과 나스닥에서 가장 큰 상승을 보였다.
은행주는 올랐다. 씨티 주가는 3.28% 올랐고, 웰스파고(2.56%)와 뱅크오브아메리카(2.01%)는 모두 2% 이상 상승했다.
에너지주는 원유 가격 상승 영향에 덩달아 올랐다. 다이아몬드백에너지와 데번에너지 주가는 각각 4.69%, 3.78% 올랐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도 2.99%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2.07%) 상승한 배럴당 7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빨리 긴축에 나설지에 쏠렸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발표될 경제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000건 증가한 20만7000건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이 집계한 예상치(19만5000명)를 웃돌았다. AP통신은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미국인의 수가 늘었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세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는 7일 12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US뱅크자산관리의 수석 투자 이사인 빌 노테이는 로이터통신에 "내일(7일) 고용 보고서가 있으며, 이는 고용시장의 발전 정도를 살펴보는 영역"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긴축 우려에 당분간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으나 곧 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피의 리즈 영 투자전략가는 CNBC에 "시장에 금리 인상 주기를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신규 투자자들이 많이 있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금리 인상이 반드시 기술주에 대한 사형 선고가 아니며, 최초의 금리 인상도 주식에 그렇게 해롭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시장 분석가 크레이그 얼람은 로이터통신에 "연초에는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고 연준 의사록이 그 변동성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 심리가 갑자기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술주 하락은) 의사록에 대한 과민반응이라고 본다. 며칠 지속된다해도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