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은 복잡한 세계 속 다양한 욕망과 연결되면서 무엇을 좇을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욕망을 인식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이 소년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자신은 누구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세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청춘 영화 시놉시스가 아니다.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은 그룹 엔하이픈. 이들은 10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정규 1집 리패키지 음반 ‘디멘션 : 앤서’(DIMENSION : ANSWER)에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소년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멤버들은 “가장 엔하이픈다운 음악”이라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몰라, 정답 따윈. 내 방식대로 가지”
‘디멘션 : 앤서’는 엔하이픈이 지난해 10월 낸 정규 1집 ‘디멘션 : 딜레마’에 신곡 3곡을 더해 재출시한 음반이다. 세상을 마주한 소년들이 딜레마에 부닥쳤다는 정규 1집 이야기를 이어받아 이들의 성장담을 펼친다. 간담회에 앞서 미리 들어본 타이틀곡 ‘블레스드-커스드’(Blessed-Cursed)는 힙합과 하드 록이 결합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네 룰(규칙) 따윈 집어치워” “몰라, 정답 따윈. 내 방식대로 가지” 같은 가사에선 자신만의 길을 찾겠다는 엔하이픈의 의지가 엿보였다. 선우는 “엔하이픈의 경험이 일정 부분 투영된 노래”라고 소개하며 “노래 속 소년들이 ‘내 삶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도 우리만의 길을 찾아 엔하이픈의 가치를 증명하리라고 마음먹은 경험이 있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에선 1990년대 말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재현해 소년들의 격양을 강조했다.
△ “‘무결점 칼군무’ 위해 최장 7시간 연습”
제이는 ‘블레스드-커스드’를 “가장 엔하이픈다운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데뷔 초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어둡고 강렬한 콘셉트를 다시 한 번 입었다는 의미다. 퍼포먼스는 이전보다 더 격렬해졌다. 멤버들은 “무결점 칼군무”를 신곡 퍼포먼스 볼거리로 꼽았다.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군무를 맞췄다는 의미다. 정원은 “그간 췄던 안무 가운데 체력 소모가 가장 크다. 체력 관리와 완급 조절에 신경 썼다”고 돌아봤다. 신보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정규 1집 활동과 음반 준비를 병행해서다. 연말에는 여러 시상식 특별 무대도 함께 준비해야 했다. 정원은 “시상식이 끝난 뒤부터 신보 준비에 집중했다”며 “길게는 하루에 7시간씩 신곡 안무를 연습했다”고 귀띔했다. 제이는 “어둡고 강렬한 콘셉트로 돌아온 만큼, 퍼포먼스로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했다”며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콘셉트”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엔진(엔하이픈 팬클럽) 사랑과 응원이 없었다면…”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에서 선발돼 2020년 데뷔한 엔하이픈은 지난해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고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에 오르는 등 신인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남겼다. 성훈은 “밀리언셀러 달성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얼떨떨했다”며 웃어 보였다. 제이크는 “엔진이 보내주는 사랑과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에서 온 니키는 오리콘 주간 차트 1위 기록을 특히 뿌듯하게 여겼다. 그는 “내가 태어난 곳에서 엔하이픈으로 좋은 성과를 내 자랑스러웠다”면서 “지난해에는 상황(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상황)이 안 좋아서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올해는 팬사인회와 음악 방송 등에서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