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에 놓였다.
벤투호는 오는 27일(한국시간) 레바논과, 다음달 1일에는 시리아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7~8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이란(승점 16점)에 이어 조 2위(승점 14점)에 자리했다. 3위 아랍에미리트(승점 6점)와 승점 8점 차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번 중동 2연전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핵심 공격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지난 6일 첼시와 리그컵(카라바오컵)에서 다리 근육 부상을 입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이 첼시전 후 다리 근육에 통증을 느꼈다. 1월 A매치 기간 전에는 훈련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11일 동안 4경기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소화한 게 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회복이 더딜 경우 최종예선 합류가 불투명하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최악의 경우 손흥민은 5주 가까이 뛸 수 없다”고 보도했다.
울버햄턴의 황희찬도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그는 지난달 16일 브라이튼 원정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 16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2월 초 복귀가 예상돼 대표팀 합류가 사실상 어렵다.
붙박이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도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마르세유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후반 33분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부상 경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황의조는 지난해 10월 비슷한 부위를 다쳐 한동안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질 것을 대비해 새로운 공격 자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에 놓였다.
현재로선 최전방에는 조규성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조규성은 황의조가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해 11월 A매치 기간에 주전 선수로 활용됐다. 최근 대표팀에 승선한 김건희(수원) 카드도 있다.
측면 자원에는 최근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럽파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3월 이후로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는 이강인(마요르카)의 발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난 K리거들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벤투호는 지난 9일부터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전지훈련 선수단은 국내파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를 제외한 나머지 25명이 K리그 선수다. 당초 이번 전지훈련은 주축 선수들의 뒤를 받쳐줄 선수들을 발굴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지만, 실전에 투입할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꾸준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송민규(전북), 이동준(울산), 권창훈(김천) 외에도 김대원(강원), 엄지성(광주), 조영욱(서울), 이영재, 고승범(이상 김천) 등이 최근 소속팀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며 새로 발탁됐다.
벤투호는 최종 예선에 앞서 오는 15일에는 아이슬란드와, 21일에는 몰도바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2연전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후보 선수들의 쇼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