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만 앉아 숫자만 들여다보는 교육부와 정부에 외친다

책상에만 앉아 숫자만 들여다보는 교육부와 정부에 외친다

직접 학교에 가보고 이를 담은 정책을 만들어라!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릴레이 기고 : 서울교육대학교 이혜진

기사승인 2022-01-27 16:08:16

어렸을 적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교대를 진학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생각과 가치관, 심지어 말 한마디에도 아이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점점 나는 교사라는 자리의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교생을 나가면 교실 내 모든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고민하게 된다. 마음 같아서는 상위권 아이들부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학교 선생님들의 대답뿐이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챙겨서 운영하기에는 교실에서 신경 쓸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 지금까지 나는 모든 교생실습을 비대면으로 참여했다. 줌으로 진행하려니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을 아이들이 듣고는 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25명 중 소수 몇몇 친구들의 대답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화면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학생들은 말 그대로 40분의 수업 하는 동안 버려졌다. 

- 코로나로 닫힌 학교, 오히려 드러난 학교의 중요성  

코로나19 이후 초중고등학교가 비대면으로 운영되면서 오히려 학교의 역할은 강조되었다. 그러나 수많은 통계자료로 교육격차가 벌어지고 학생들의 신체, 정서적 문제도 심각해졌다는 것이 발표되었다. 학교는 학생들이 단순히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님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코로나19가 일상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위드코로나다. 코로나에 적응하고 있지만 언제 또 학교가 멈추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더 이상 교육이 모두의 권리가 될 수 없다. 적어도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모두의 교육이 시작될 수 있다. 

-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는 공교육의 하드웨어를 내실화하는 첫 번째 과제 

학교의 문이 닫히면 안된다는 것이 2년 동안 우리가 코로나를 통해 얻은 교훈이다. 영재학교진흥법에 따라 영재학교, 과학고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며 소프트웨어, AI 교육을 해야 한다며 여기에 교육 예산을 많이 편성한다. 예산을 많이 편성해도 일반학교와 영재학교, 과학고등학교의 교육받는 물리적 환경이 다르면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결국 교실에서 모든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갖춰져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가 길러질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통해 교실, 하드웨어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소프트웨어인 교육 내용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 책상에만 앉아 숫자만 들여다보는 교육부는 직접 학교에 가봐라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해야 한다고 하면 정부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니 교원 수도 줄여야 한다는 숫자 놀이만을 이야기한다. 교원의 수?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지금의 교육 여건이 좋은 상황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가능한 명제이다. 

교육청에서는 교사가 필요해서 기간제라도 배치해서 학급당 학생 수 줄여서 지금의 과밀학급을 해소하겠다고 말한다. 근데 지금 정부, 정말 돈이 없어서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최근 세금이 40조가 더 걷혔고 거기에서 6조 4000억원이 교육부에 예산이 배당되었다. 그 많은 돈을 과밀학급 해소가 아닌, 코로나19 이후에 바꾼 칠판을 또 바꾸는 등 한시적인 지원 정책에 돈을 사용하는 계획을 이야기한다. 

교육부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말뿐만인 슬로건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 모든 학생이 교육이 기본권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단기적인 지원이 아닌,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우리 예비교사들은 공교육이 모든 아이의 권리가 될 수 있도록 대선 후보자들에게 외친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실현하여 교육 여건 개선하라.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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