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재택치료자 급증 예상…‘만반의 준비’

설 연휴 이후 재택치료자 급증 예상…‘만반의 준비’

기사승인 2022-01-29 07:00:01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재택치료 환자가 늘고 있다. 이달 1일 2만5728명이었던 재택치료 환자는 28일 기준 5만명을 초과했다.

정부는 설 연휴 이후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해 재택치료 역량을 정비 중이다. 재택치료의 두 축인 의료기관과 약국은 확진자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휴 영향 얼마나 될까… “유행 규모 10만명 예상”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연휴 이후 재택치료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서도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와 비교해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감염력은 두배 이상 높다. 따라서 재택치료자로 분류되는 경증·무증상 환자를 빠르게 증가시킨다. 

김민경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질병관리청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약 75명의 오미크론 환자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한 결과, 대부분 증상이 경미했으며 델타 변이와 비교하면 발열 지속 기간이 확연히 짧았고 고열 증상 정도도 낮았다”며 “폐렴으로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한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오미크론 확산이 굉장히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해 추석 연휴 이후로도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16일 해외 입국자를 제외한 국내 발생 확진자는 1921명, 총 검사수는 14만7602건이었다. 연휴 시작 하루 전날이었던 17일에는 각각 1973명, 14만4234건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연휴가 끝난 이후인 27일에는 국내 발생 확진자가 2356명(총 검사수 13만2929건)으로 증가했다. 사흘 뒤 30일에는 확진자가 2539명, 총 검사수는 18만186건까지 늘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앞으로 5~8주 동안은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기간 10만명 이상의 확진 규모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3차 접종도 진행 중이고, 경구용 치료제 공급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속도에 따라서 중환자가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고향으로 가기 위해 열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재택치료자 관리 역량, 최대 12만명 감당 가능할 것

현재까지 확보된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402곳이다. 정부는 재택치료 환자를 최대 8만명까지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총 1만6096명으로, 이 가운데 78.8%에 해당하는 1만2684명이 재택치료로 배정됐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재택치료자 수는 최대 8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8485명, 비수도권이 4199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재택치료 중인 인원은 총 5만627명에 달했다.

정부는 전국 병·의원 일부를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 연휴가 끝난 다음달 3일부터 코로나19 검사와 함께 재택치료도 맡길 계획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총 413개소로 △의원 115곳 △병원 150곳 △종합병원 166곳 등이다. 이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이 빠르게 진행된 광주·전남, 평택·안성 지역의 43곳은 현재 우선적으로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는 각 지역사회의 병·의원을 대상으로 추가 신청을 받아 검사와 재택치료 역량을 확충할 예정이다.

아울러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의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도 늘릴 계획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 402개소를 풀로 가동하면 약 8만명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며 “모니터링 횟수를 (일 1~2회로) 줄이고, 관리 인원을 현재 의사 1명당 100명에서 향후 150명으로 늘리게 되면 약 12만명까지는 관리 가능하다”고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

한 약국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재택치료 전담약국, 과부하 우려는 아직” 

재택치료 전담약국은 확진자 발생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기준 전국의 재택치료 전담약국은 총 553개소다. 지역별로 △강원 37개 △경기 91개 △경남 64개 △경북 57개 △광주 5개 △대구 31개 △대전 16개 △부산 15개 △서울 59개 △세종 2개 △울산 12개 △인천 20개 △전남 30개 △전북 28개 △제주 15개 △충남 31개 △충북 20개 등이다.

재택치료 전담약국은 의사로부터 처방전을 전달받아 재택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팍스로비드’를 비롯해 필요한 약을 조제한다. 약사는 약을 전달하기 전 환자와 통화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 

재택치료 전담약국은 각 권역 및 지자체 보건소와 협력을 맺고 퀵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자택으로 약을 배송한다. 앞서 팍스로비드가 국내 도입된 14일, 초도물량 2만1000명분 가운데 1만2707명분이 전국 지자체에 분배됐다. 이 중 73.8%에 해당하는 9378명분이 재택치료 전담약국에 공급됐다.
 
약국가의 부담은 아직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연휴 이후 재택치료 전담약국 업무가 가중되면, 각 지자체에서 탄력적으로 약국과 협의해 추가 지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한약사회 측 설명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재택치료자 수에 따라 지자체가 유동적으로 전담약국을 조절 중이다”라며 “재택치료 전담약국이 모두 팍스로비드를 취급하는 것은 아니고, 해당 지역 내 수요에 따라 적정 수의 약국만 (팍스로비드를) 다룬다”고 말했다.

그는 “연휴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재택치료 환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택치료 전담약국의 업무도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아직까지 과부하가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 이상으로 전담약국을 많이 지정하면 오히려 약국 기존의 업무 체계에 혼란이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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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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