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옷 한복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사라져가는 한복 문화를 되살려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조선족 대표로 한복 입은 여성이 출연한 것에 대해 “한복이 전 세계의 인정을 받는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라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 전달하고 있다.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온라인과 정치권 등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왜곡하는 ‘문화공정’이라는 우려에서다. 최근 중국 사극 등에서 한복이 중국 전통의상처럼 등장했다. 지난 2020년 중국의 한 만화가는 한복과 갓 등 우리나라 전통 옷을 입은 캐릭터 그림을 올린 후 “고대 스타일에서 차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패션전문지 보그는 지난 2일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한푸’라고 소개했다.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의복 양식”이라는 설명도 달렸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실생활에서 한복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있다. 한복 무료관람이 대표적이다. 전통한복과 생활한복을 입은 사람은 덕수궁과 경복궁, 창덕궁 등 고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박물관과 천문대, 수목원 등에서도 한복을 입은 경우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복진흥센터에서는 매년 10월 한 주간 한복문화주간을 진행한다.
한복 교복과 한복 근무복도 있다. 한복진흥센터는 현재 34개 학교에 한복 교복을 지원했다. 제작 지원 22개교, 디자인 지원 12개교다. 지난해에는 문화예술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복 근무복을 개발했다. 현재 9개 기관에서 한복 근무복을 착용 중이다.
그러나 실생활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일상에서 한복을 입는 사례는 흔치 않다. 한복 업체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 전국 한복제조업체 사업체는 4520곳이었다. 종사자 수는 6388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사업체 수가 2111곳으로 줄었다. 종사자 수도 3286명으로 절반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복 업체들이 다수 모여 있던 대구 서문시장, 부산 진시장 등에서도 업체들이 문을 많이 닫았다”고 설명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우리 스스로 한복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착용이 어렵다면 최소한 명절에라도 한복을 입는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와 영화, 아이돌 그룹 뮤직비디오 등에 한복을 입은 모습을 등장시킨다면 세계적으로도 한복이 우리 고유의 옷임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