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선거 운동이 치열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가 메시지 관리 미흡으로 인해 실언과 실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선대위의 ‘김혜경 황제 의전’ 논란 옹호가 오히려 의혹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선대위가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원금과 극단적 선택’이라는 제목으로 ‘김혜경 황제 의전’ 논란의 피해자 A씨에 대한 글을 올렸다. 현 부대변인은 “(A씨는) 시험을 통해 채용된 일반직도 아니고 별정직으로 알고 있다”며 “별정직이 업무에 불만이 있어 그만둔다고 할 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배씨의 지시가 문제가 있다면 그만두면 되는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만두지 않고 녹음과 캡처를 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덧붙였다.
현 대변인은 7일에도 페이스북에 ‘2차 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익제보자 후원계좌 공개 △폭로할 때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녹음 △별정직은 언제나 그만둘 수 있는 점 △부당하면 그만두면 될 것을 녹음하고 캡처 △극단적 선택 언급 부적절 등을 언급하며 “무엇이 2차 가해라는 것이냐”고 글을 올렸다.
현 대변인은 과거에도 ‘친문 딥페이크’ 음모론을 제기해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 발언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나다 짜근당원 윤석열 찍으면 현근택 너 때문인줄 알아라’ 등의 포스터가 올라오는 등 문제가 생겼다.
민주당 선대위 내에서도 최근 메시지 오류가 발생했다. 김병욱 민주당 선대위 직능본부장과 이원욱 민주당 선대위 조직본부장 등은 7일 새벽 페이스북에 ‘김혜경 황제 의전’ 논란과 관련된 글을 올렸다 급하게 삭제했다.
김 직능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혜경씨에 대한 SBS, KBS 보도에 대한 선대위 입장’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서는 ‘늘상 공무원’(늘공)과 ‘어쩌다 공무원’(어공) 등을 언급했다.
김 직능본부장은 “김혜경씨가 ‘황제의전’이라는 보도로 이미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SBS 이 보도와 관련해 얼마나 사실 확인을 했냐”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가 노예처럼 부렸다’고 주장한 A씨는 7급에 별정직으로 이른바 늘공이 아닌 어공이다”라고 말했다.
김 직능본부장은 이 글에서 ‘의전논란’의 주체가 배씨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직능본부장은 “A씨에게 무슨 일을 시키든 그 주체는 배씨다. 김혜경씨가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사저 아방궁, 노무현 전 대통령 진영 사저 아방궁, 노무현 명품시계 논두렁 기사를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이 조직본부장도 SBS ‘황제의전’, KBS ‘법인카드 바꿔치기 의혹’ 보도를 지적했다. 이 조직본부장은 “보도내용이 사실이냐”며 “오보로 판명될 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급하게 당사 브리핑을 통해 공보단을 사칭한 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 부단장은 “김병욱·이원욱 의원이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은 공보단 사칭 글”이라며 “공식 입장으로 알고 올렸다가 삭제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의전논란’이라는 부정적 이슈를 오히려 선대위가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 MZ세대의 ‘공정’ 키워드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전논란) 사건 자체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해명이 나올 때 마다 악화가 되는 것”이라며 “A씨의 녹취를 지적하기 전에 개인적인 일을 시킨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사안을 악화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의전논란’에 붙은 갑질, 법인카드, 소고기 등의 상징성이 문제”라며 “MZ세대의 공정성 키워드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 후보에게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