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남은 은행장 입지 ‘희비’

임기 1년 남은 은행장 입지 ‘희비’

4대 은행 실적 지각변동, 하나은행 신한 제치다

기사승인 2022-02-15 06:12:01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실적 순위에서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한때 만년3위로 불리었던 하나은행이 처음으로 신한은행을 제치고 업계 2위를 차지했다. 대출을 통한 이자이익 뿐만 아니라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선방한 것이 실적 상승의 주된 원인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으나 비이자이익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면서 하나은행에 따라잡혔다. 이러한 실적 순위 변동은 임기 1년 남은 은행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마무리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6234억원을 이익을 내면서 연간 순이익 2조57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조101억원)보다 27.9% 증가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이번 실적이 주목받는 것은 신한은행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2조4944억원)을 누른 것이다. 하나은행이 연간 실적에서 은행권 2위를 올라선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이익 증가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수수료 수익)에 고른 성장세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이자이익(6조1506억원)과 수수료이익(7202억원)을 합한 은행의 핵심이익은 전년 대비 14.1%(8517억원) 증가한 6조8708억원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고른 성장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금은 총 126조3920억원으로 전년(113조8360억원) 대비 11.0% 증가했다. 가계대출금은 130조3190억원으로 전년(125조3510억원) 대비 4.0% 늘어났다.

이어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관리 노력도 주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가운데 ▲영업점 경비시스템 자동화 ▲영업점 인력 재배치 ▲업무자동화 ▲비대면 상품 활성화 등으로 효율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상황으로 인해 당행 뿐만 아니라 나머지 시중은행의 실적도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호실적은 금융지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5만원으로 연초 대비 18.06% 상승했다. 이는 업계 1위 KB금융지주(16.82%) 주가 상승 폭 보다 크다.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시중은행들 가운데 주가가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며 “최근 회사가 지배구조 불확실성(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해소한 만큼 지배구조를 안정화한 이후 주주환원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수년간 쌓아온 은행권 탑티어(최상위 자리)의 자리를 내주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2조49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다만 그동안 KB국민은행과 함께 업계 1~2위 리딩뱅크 순위에서 밀려났다. 부문별로 이자이익은 대출 성장에 따른 수익과 NIM(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손익감소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실적 지각변동이 바뀌면서 행장의 입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는 각각 내년 3월과 올해 말까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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