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전쟁 리스크 ‘원투펀치’에 요동치는 금융시장 

긴축·전쟁 리스크 ‘원투펀치’에 요동치는 금융시장 

기사승인 2022-02-16 06:10:02
사진=쿠키뉴스 이희정 디자이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급등, 미국발 금리 인상 등으로 흔들린 금융시장이 또다시 악재를 만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금리 인상 압박 속도는 이전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 리스크 보다는 시장 지표 악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현재 연준(연방준비위원회)는 예상 보다 매파넉인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달 16일 공개될 연준의 1월 FOMC 회의록의 내용에 따라 시장은 한번 더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발 충돌 우려…전쟁 리스크와 주가 흐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뉴욕증시는 최근 전쟁 리스크가 불거지자 또다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의 지수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94p(1.03%) 떨어진 2676.54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600선까지 밀려난 것은 지난달 28일(2663.34) 이후 처음이다. 미국 연준발 기준금리 예고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꺾인 탓이다.

글로벌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앞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1.89p(0.49%) 떨어진 3만4566.17로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97p(0.38%) 하락한 4401.67로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3p(0.00%) 내린 1만3790.92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이 현실화 될 경우 증시 충격은 과거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보다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만약 이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 보다 증시에 미칠 영향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 리스크는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직후(2001년 9월12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12.02%(64.97p)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쇼크 당시 보다 하락 폭이 컸다.

물론 전쟁 리스크도 상황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던 당시 글로벌 증시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 

전문가들은 두 국가의 무력충돌이 현실화 되더라도 장기전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이재훈 연구원은 “전쟁 가능성에 대한 예측은 무의미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두 나라 모두 득 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우크라이나의 경제상황이 심각한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러시아 경제도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이 장기화 된다면 전쟁의 파급효과 뿐만 아니라 에너지(천연가스 및 유가) 공급 문제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박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소비지표 부진에 금리 인상 가속화 불가피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인플레이션 공포다. 전쟁 발발에 따른 우려 보다 펀더멘탈의 불확실성이 증시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동유럽 리스크를 반영했으나 전쟁이 증시 약세의 본질은 아니”라며 “전쟁이 야기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그에 따른 긴축 가능성이 좀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지난 주말 증시 급락은 (전쟁 리스크 보다는) 펀더멘털 불확실성,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불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61.7p로 2011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표는 현재 미국 가계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의 매파적인 입장도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연내 7번 금리인상은 비현실적인 전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컨센서스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부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달 16일(미 현지시간) 공개되는 연준의 1월 FOMC 회의록 내용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과 인플레이션 전망,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논의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연준의 입장이 예상 보다 강경할 경우 또다시 금융시장은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3월 FOMC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 참여자, 투자자들이 느끼는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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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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