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키즈’들이 이렇게 컸어요 [올림Pick]

‘연아 키즈’들이 이렇게 컸어요 [올림Pick]

남자 싱글 차준환 5위, 여자 싱글 유영 6위-김예림 9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기대

기사승인 2022-02-18 06:00:06
연기를 마치고 미소를 짓는 차준환.   연합뉴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기대주들이 힘찬 도약을 선보였다.

한국 피켜스케이팅 역사에서 김연아는 빠질 수 없는 선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한 차례씩 획득했고, 2차례의 세계 선수권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바꾼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김연아를 보고 피겨 선수라는 꿈을 꿔왔다.

2014년 소치 대회를 끝으로 김연아가 은퇴한 이후 꾸준히 뒤를 잇는 ‘연아 키즈’들이 등장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다빈(은퇴)이 2018년 평창 대회에서 7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이제껏 한국 선수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연아 키즈’들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스타트는 차준환이 끊었다. 일찌감치 ‘남자 김연아’로 불렸던 그는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피겨 남자 부문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아역배우 출신인 차준환은 만 16세의 나이로 2018 평창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에 출전해 15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쿼드러플 점프 과정에서 고관절 부상에 시달렸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캐나다에 가지 못하고 국내에서 훈련하는 등 위기가 있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그간의 설움을 털어내듯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쇼트프로그램에서 99.51점을 얻었고, 프리스케이팅에서 182.87점을 기록해 합계 282.38점으로 최종 5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5위 이내에 든 건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유영.   연합뉴스

여자 싱글에서는 유영과 김예림이 나섰다.

김연아를 보고 피겨 선수의 꿈을 키운 유영은 2016년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해 역대 최연소 우승을 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8년 평창 대회에는 나이 제한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국제 대회에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열린 국내 선발전에서 모두 1위를 해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선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70.34점, 프리스케이팅 142.75점으로 합계 213.09점으로 6위에 올랐다. 이는 김연아 이후 올림픽 여자 싱글 최고 순위다.

연기를 펼치는 김예림.   연합뉴스

유영과 함께 나선 김예림은 올림픽 직전에 참가한 2022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선 개인 최고점(209.91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실수 없는 깔끔한 연기를 펼쳤고, 쇼트프로그램 67.78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34.85점을 기록, 총점 202.63점으로 전체 9위에 자리했다. 연기에 비해 점수가 다소 아쉬웠지만 박수 받을 만한 활약이었다.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 당시 아름다운 몸짓으로 연기를 마친 뒤 씩씩하게 걸어나오는 장면으로 인해 ‘피겨장군’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선 유영과 김예림을 만족감을 표했다. 점수와 순위를 떠나 자신만의 연기를 훌륭히 마친 것에 웃음을 지었다. 한국 피겨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나란히 톱10에 오른 건 사상 처음이었다. ‘연아 키즈’들의 성장으로 더 이상 한국이 피겨의 변방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큰 수확이었다.

이들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곧 이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와 4년 뒤에 있을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수확에 도전한다. 4년 후가 기대되는 이들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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