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윤 후보의 무능함을 질타하면서 자신의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해 ‘인물 대결 구도’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22일 인천 구월동과 부평역, 경기 부천과 안산 등 서부권의 도심지를 차례로 방문해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지난 주말 호남과 20일 경기 안양시 유세 때와 달리 ‘당 점퍼’를 벗고 옅은 회색 코트 차림으로 유세에 나섰다.
지난 16~18 대선에서 전국 득표율과 가장 유사한 표심을 보여 ‘민심 풍향계’로 꼽히는 인천과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은 이 후보는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에서 맞붙은 윤 후보를 겨냥해 맹공을 가했다. 또한 당선되는 즉시 영업제한을 밤 12까지로 풀고, 대통령 인수위에서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겠다고 공언했다. 상대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을 피력하기 위해 실천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 유세에서 “인천은 특히나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가장 큰 경제적 피해 입게 되는 지역”이라며 “평화가 곧 안정이고, 평화가 곧 밥이다. 전쟁 위기를 고조시켜 자기 표를 얻겠다고 안보 포퓰리즘을 하면 안 되지 않나. 옛날 북풍, 총풍하고 같다. 내 표를 얻자고 국민의 경제와 삶을 망치면 안 된다. 그건 부적격”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 발언 등을 언급하며 ‘대북관’을 지적했다. 이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을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외국에서) 투자를 하겠나”며 “남북이 대치하면서 군사 갈등이 고조되면 외국 자본은 철수한다. 외국에 돈을 빌리면 이자를 더 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신천지 연루 의혹’도 거론했다. 이 후보는 인천 부평구 유세에서 “모 후보가 본인이 대통령 되겠다는 꿈으로 영매가 무서워서 압수수색을 포기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의 진앙으로 떠올랐던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한 배경을 의심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 달리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내세웠다. 그는 “신천지는 수십만명이 조직돼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래서 원래 정치인들은 종교단체를 건들지 않는다”면서 “저는 본진을 쳐들어가서 명부를 다 구했다. 시설을 폐쇄하고 교주, 전부 검사 강제로 시켰다”고 피력했다.
또한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쌓아온 성과를 언급했다. 그는 “마스크를 써야 된다는 행정명령을 처음으로 한 게 바로 경기도지사 이재명인 거 기억하는가. 또 (코로나19) 초기 모두가 어려울 때 경기도 재난지원금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상공인들 매출을 왕창 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안방’인 경기도를 찾아서는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이 후보라는 윤 후보 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역공에 나섰다.
그는 부천 유세에서 “나하고 아무도 상관없는 ‘그분’을 나라고 우기더니 이제 ‘그게 너다’라고 하니 ‘헛소리’라고 한다. 내로남불”이라며 “자기가 해 먹고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 제일 나쁘다. 후안무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자칫하면 촛불을 들다 감방을 가는 세월을 살게 될지 모른다”며 “군인이 지배하는 시대보다 엄혹한, 전직 검사가 지배하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진 안산 유세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그는 “국가 인프라 투자와 기업 활동도 구분 못 하는 실력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나”라며 “국가 경영은 장난이 아니다. 내가 모르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서 할 수 있다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면 제비뽑기로 정하지, 왜 힘들게 설득하러 다니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23일 충남 당진과 천안‧세종‧청주를 차례로 방문해 중원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부천‧안산=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