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김치’ 위생 논란에 공분…애꿎은 한성기업 피해

‘명장 김치’ 위생 논란에 공분…애꿎은 한성기업 피해

누리꾼 “수출 70%, 나라 망신” 비판
한성기업 “한성식품과 무관, 기업명 비슷해 오해”

기사승인 2022-02-23 12:47:12
MBC 뉴스투데이 방송화면 캡처

’명장 김치’로 알려진 김치 전문기업이 김치를 담그는데 불량 재료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이 휩싸였다. 

해당 업체는 즉각 사과하고 문제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음식 가지고 장난치다니” “중국 욕할 게 아니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지며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주)한성식품은 23일 김순자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22일 보도된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김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재 법적 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한 상태”이라고 “‘자체정밀검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하여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전날 MBC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공익신고자 A씨는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 공장 직원들의 김치 재료 손질 영상을 공개했다. 

A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직원들이 변질된 부분만 도려내고 김치는 만드는 모습이 담겼다. 거뭇거뭇하게 변색한 배춧잎을 떼어내거나 보라색 반점이 가득한 무가 고스란히 카메라에 찍혔다. 

직원들은 재료를 손질하면서 “쉰내가 난다” “아이고, 더러워” “나는 안 먹는다” 등의 말을 했다. 

이 외에도 공장 위생 문제가 드러났다.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 있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보였다. 

A씨는 MBC에 “이런 걸 가지고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다”며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해서 (판매)하는 김치인데”라고 말문을 흐렸다.

지난달 A씨는 이같은 실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를 접수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김치공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성식품은 ‘김치명인 1호’ ‘제29호 대한민국 식품명인’ 김순자 회장이 1986년 설립한 김치 전문 기업이다. 

문제가 된 공장에서 만들어진 김치는 약 70%가 외국으로 수출되고, 나머지는 국내 대기업 급식업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체인 등에 납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성식품 김치는 주부들 사이에서 홈쇼핑 김치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썩은 배추로 만든 김치가 명장이 만든 김치냐” “수출하는 김치라는데 중국 욕할 게 아니다” “저런 김치를 대한민국 대표 김치라고 수출하다니 나라 망신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성기업 공지 캡처

논란이 확산하면서 온라인에서는 ‘한성식품’과 ‘한성기업’과 동일 업체로 오인하는 일도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식인 등에 한성식품 김치 논란을 거론하며 “한성기업의 크래미 제품도 못 먹겠다”는 식의 의견을 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전혀 다른 기업이다. 한성기업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한성식품의 김치 제품과 크래미, 고급맛살을 전문으로 생산 중인 한성식품은 전혀 관계없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김치 사건의 한성식품과 기업명이 동일해 같은 기업으로 오해하는 상황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성기업은 깨끗하고 정직한 재료와 방식으로 고객의 신뢰에 답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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