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논란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한 방송인 유재석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비판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반중정서 빌미는 중국이 제공했다”며 비판했다.
서 교수는 25일 “(중국이) 먼저 반성하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중국 관여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버타임스는 최근 “한국 연예인들은 불난 데 기름을 붓지 말고, 중국과 한국 사이의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의 유재석 발언을 소개하며 “중국에 많은 팬을 보유한 한국 최고 개그맨이자 방송인인 유재석은 양국 국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재석은 이 방송에서 올림픽 쇼트트랙에 대해 다른 출연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화가 나서) 주체를 못 하겠더라. 너무너무 화가 났었는데 그래도 며칠 뒤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기뻤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발언에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비판을 쏟아냈고, 유재석 중국 팬클럽인 ‘유재석유니버스‘는 운영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관련 뉴스 댓글과 웨이보 등을 통해 “앞으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보지 않을 것” “유재석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 스타들과 작별 인사해야 한다” “팬클럽은 영원히 정지돼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한령인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을 중국인들은 어떻게 본 것일까”라며 “또 불법 다운로드를 해서 불법 유통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지적했다.
이어 “환구시보의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연예인의 발언을 트집잡기 전에, 늘 한국 콘텐츠를 훔쳐보는 중국인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언급을 못하고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지금까지 한국 연예인들의 초상권 침해, 무단으로 도용한 굿즈 판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도둑질한 사례 등에 대해서는 왜 기사화를 하지 않는가. 참으로 한심스러운 중국 언론의 행태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올림픽 기간에 한국 쇼트트랙 선수를 ‘반칙왕‘으로 묘사한 영화를 개봉해, 반한감정을 조장해 자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려 한 건 왜 취재를 안했나. 세계적인 ‘특종감‘인데”라며 “특히 이번 영화의 제작과 배포를 총괄한 곳이 바로 베이징시 당국이라니 경악을 금치못할 따름이다. 오죽했으면 IOC 전 위원들에게 고발 메일을 다 보냈겠나”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