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평균 이하 지도자, 큰일 나”… 尹 ‘안보관’ 때리기

이재명 “평균 이하 지도자, 큰일 나”… 尹 ‘안보관’ 때리기

경기 북부 훑은 이재명… 김포·파주·고양·의정부 유세
“우크라 불안해 하지 말고 지도자만 잘 찍어라”
尹 향해 “유관순 선생에 안 미안하나”

기사승인 2022-02-27 00:21: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파주 평화누리공원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 접경 지역을 찾아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론하며 ‘안보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선제타격’, ‘사드 추가 배치’를 주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치 지도자 자격이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후보의 TV토론 발언을 인용하며 ‘반일 정서’를 파고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26일 김포·파주·고양·의정부 등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북부 지역을 누비며 유세전을 펼쳤다. 이날 유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북한과 가까운 경기 북부 지역의 특성에 맞춘 ‘안보·평화’였다.

그는 김포 사우문화체육광장 유세에서 “절대 우크라이나 같은 상황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우리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불안해하지 말고 잘 찍기만 하라”면서 “딱 지도자만 문제없으면 된다. 평범하기만 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평범 이하면 심각해진다. 평균 이하에 나쁜 사람이면, 큰일난다”며 윤 후보를 깎아내렸다.

윤 후보가 표를 얻기 위해서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코리아 미사일 방어체계 이미 잘 하고 있는데, 사드 필요도 없는 것을 왜 사오나”라며 “이유는 정말 단순하다. 표가 되니까, 경제가 망가지든 말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이익 보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파주 평화누리공원 유세에서는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두고 질타했다. 이 후보는 “싼 평화가 이긴 전쟁보다 낫다”며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벌어져서 16세~60세 남자는 출국이 금지됐다. 전쟁터에 보내야 하기 때문인데 얼마나 잔인한 소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하는 데 죽어가는 건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라며 “(지도자는) 전쟁위협이 고조될 수 있게 하는 일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은 정권교체, 더 나은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 누굴 위해 더 나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가”라며 “‘확 선제타격 해 버릴라, 핵 포기해 자식아’라고 말하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고양 일산문화공원 유세에서는 윤 후보의 ‘신천지 연루 의혹’을 정조준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의 진앙으로 떠올랐던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한 배경을 의심했다. 윤 후보가 ‘신천지 교주도 영매라 건드리면 안 된다’는 취지의 무속인 조언을 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전쟁을 좋아하는 주술사가 ‘전쟁을 하면 네 인생 확 핀다’고 해서 거기에 넘어가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불필요한 사드를 배치한다는데 대체 어디에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시민들이 “(윤 후보가 거주하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신천지 본부”라고 외치자 이 후보는 “아크로비스타 옆집에 사는 사람은 무슨 죄인가”라며 “국민들이 신천지 본부에 설치하라 그러면 절대 못 하겠다”며 비꼬았다. 

의정부 태조 이성계상 앞 유세에선 “외교에 실패하면 전쟁이 온다. 우격다짐으로 압박하고 겁주고 힘쓴다고 되지 않는다. 원래 힘은 살살 쓰고 말을 잘한 다음 힘쓸 땐 조용히 써야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파주 평화누리공원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아울러 3·1절을 앞두고 ‘반일 정서’를 건드리기도 했다. 윤 후보가 25일 TV토론에서 ‘한미일 동맹’을 언급하며 ‘유사시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김포 유세에서 “(윤 후보가) 곧 3·1절인데 일본군 한반도 진출 허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저는 다른 생각하다가 이상한 말을 한 게 아닌가 치부하고 싶다”며 “3·1절이 얼마나 남았다고, 저는 유관순 선생에게 미안해서라도 그런 말 못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제가 (윤 후보를) 흉보자는 게 아니라 심각한 문제”라며 “국가 경영과 미래와 국민 삶을 놓고 결정해야하는데 전쟁 위험을 유발할지도 모르고 얘기하는 건지, 기가 막힌다”고 했다.

파주 연설에서 역시 “이승만(전 대통령)도 그 어려운 6·25 동란 당시 일본군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이 유사시 일본군 진주를 허용할 수도 있다고 한 것은 전혀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 많은 기간 대한민국을 지배했던, 약탈했던 게 바로 일본”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일본군 자위대가 유사시 한국에 진입하는 것을 허용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특별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도저히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라고 보기 어려운 윤 후보의 국가관과 대일본인식을 보여준다. 일본 극우세력 인사의 발언과도 구분하지 못하겠다”며 “윤 후보는 3·1절을 앞두고 한 자위대 한반도 진입 가능 망언을 취소하고 순국선열과 국민 앞에 사죄하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의정부 유세를 마친 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초대 문화부 장관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를 조문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봄을 맞을 희망을 노래하기 위한 취지로 서울 동작구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열린 ‘힐링콘서트’도 참석했다.

김포·파주·고양·의정부=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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