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중국의 일부 누리꾼이 도 넘은 조롱과 성희롱 글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반중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오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온라인 댓글에 주의를 촉구했다”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러시아의 침공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의 공격에서) 도망치는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이용자들의 등장에 비난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있는 중국인들은 현지에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면서 신변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웨이보 등에는 최근 “우크라 미녀만 받자” “전쟁 피해를 피하기 위해 18~24세 우크라이나 소녀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외신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해 부절적한 발언을 한 내용이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반중정서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24일 ‘외출을 자제하되 장거리 운전 시 중국 국기를 부착하라’고 공지했다가 다음 날 ‘신원이 드러나는 표식을 하지 말라’고 말을 바꿨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SNS기업들은 러·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악플 차단에 나섰다.
위챗은 공식 계정을 통해 “이용자들이 글로벌 뉴스 이벤트를 무례한 정보들을 게시할 기회로 삼고 있다”며 “글로벌 이벤트에 대해 논할 때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태도, 깨끗하고 올바른 분위기를 유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웨이보도 “전쟁 도발, 공격, 선동 등의 콘텐츠 게시, ‘우크라이나 미녀’ 등 저속한 콘텐츠 등 불량 정보에 대한 조사와 처리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총 4026건의 공격성, 조롱성, 저속한 발언 등의 내용을 삭제하고 1만여개의 계정을 15일간 차단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부적절한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우크라이나 미녀들, 우리 집에 난민으로 와라” “우크라이나 미녀를 구하러 가자” “장모님의 나라” “여자들만이라도 우리나라로 피신시켜라” 등 글이 올라왔다.
몇몇 누리꾼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여성의 외모를 비교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에 상당수 누리꾼들은 “한심하다” “제정신이냐” “수준이 바닥”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