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2부리그에 덜미…‘기복 늪’에 빠진 토트넘

이번엔 2부리그에 덜미…‘기복 늪’에 빠진 토트넘

FA컵 16강전서 미들즈브러에 탈락

기사승인 2022-03-02 16:39:25
2일 미들즈브러와 FA컵 16강전에서 패배한 뒤 허탈해하는 토트넘 선수단.  로이터 연합  

최근 토트넘의 행보가 이상하다. 좋은 경기력을 펼치다가도 약팀을 상대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다.

시작은 2월 19일(한국시간) 리그 선두였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원정 경기였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2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보이며 3대 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3연패에 빠져있던 토트넘은 이 경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침묵에 빠져있던 주포 해리 케인이 멀티골을 넣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경기였다.

그러나 5일 뒤인 지난달 24일 번리와 리그 13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대 1 충격 패배를 당했다. 당시 번리가 최근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를 거두는 등 호성적을 거두고 있었다만 리그 19위에 불과했다. 토트넘이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상대였다.

토트넘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볼 점유율만 높았을 뿐 슈팅 수에선 상대에 밀렸다. 경기 후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토트넘에서 행복하지 않다”라며 “토트넘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왔지만 지금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매우 답답한 상황이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라며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틀 뒤인 지난 26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리그 원정 경기에선 4대 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37번째 합작골을 올리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썼고, 토트넘이 올 시즌 처음 거둔 4골차 승리였다. 콘테 감독의 발언이 선수단 모두에게 자극이 된 모습이다.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2일 영국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챔피언십(2부) 소속 미들즈브러와 16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0대 1로 패배하면서 대회에서 탈락했다.

빡빡한 일정 탓인지 토트넘은 제힘을 내지 못했다. 토트넘의 이날 점유율은 49%로, 51%를 기록한 미들즈브러에 조금 모자랐다. 패스 성공률이나 유효 슈팅도 미들즈브러가 근소하게 토트넘을 앞섰다. 해리 케인, 손흥민,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나왔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은 최근 4경기 동안 2승 2패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로테이션 탓도 아니었다. 앞서 맨시티전과 번리전 선발 라인업은 아예 동일했고, 리즈전과 미들즈브러전 2연전도 선발 명단은 똑같았다. 승리를 거둔 뒤에 다음 경기에서도 똑같이 유지하며 흐름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토트넘 구단도 팬들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기껏 상위권 팀을 잡거나 대승을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도, 다음 경기에서 하위권 팀들에게 패배하면서 기껏 올려놓은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콘테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FA컵 탈락 직후 “기복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패배에서 교훈을 얻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술이나 기술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정신적인 문제 등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기복 없는 안정적인 팀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FA컵까지 탈락하면서 올 시즌 3개 대회에서 모두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제 남은 건 EPL뿐이다. 하지만 토트넘의 EPL 전망이 밝지는 않다. 13승 3무 9패(승점 42점)의 7위에 자리한 토트넘은 선두 맨시티(승점 66점)와는 무려 승점 24점 차로 벌어져 있어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토트넘은 올 시즌도 별다른 성과 없이 마치게 될 공산이 커졌다. 다시 한 번 무관의 설움을 느껴야 할 뿐아니라 장차 주축 선수들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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