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트’ 김혁규 “페이커 잘하면 나도 기분 좋아” [LCK]

‘데프트’ 김혁규 “페이커 잘하면 나도 기분 좋아” [LCK]

기사승인 2022-03-09 19:40:27
'데프트' 김혁규.   사진=문대찬 기자

‘데프트’ 김혁규가 오랜 친구 ‘페이커’ 이상혁(T1)과의 유대감을 드러냈다.

DRX의 원거리 딜러 김혁규는 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맹활약하며 팀의 2대 0 승리에 기여했다. ‘카이사’를 플레이 한 1세트는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경기 후 만난 김혁규는 “연승을 이어나가서 좋다. 그간 우리 팀이 연습을 안 해 본 조합을 할 때 조금 많이 흔들리곤 했는데, 이번엔 잘해낸 것 같아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혁규는 다소 생소한 조합을 구성한 2세트에 대해 “조합의 완성도는 높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다”며 “라인전 단계를 넘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잘 넘긴 게 승리 요인인 것 같다”고 복기했다. 2세트 ‘베인’을 뽑은 것에 대해선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많이 밴(Ban) 당하기도 했고, 상대 상체 픽이 베인한테 너무 약해서 선택했다”면서 “라인전이 약한 편에 속해서 최대한 안 맞고 때려야 되는데 오늘은 어느 정도 잘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첫 등장한 서포터 챔피언 ‘레나타 글라스크’에 대해선 “궁극기 덕분에 돌진 조합을 상대로 좋은 픽인 것 같다”면서도 “라인전은 잘 모르겠다. 원거리인데 견제를 넣을 수 있는 챔피언도 아니어서 라인전에서 고생할 생각을 하고 뽑아야 하는 픽”이라고 정의했다.

최근 LCK 내에서는 ‘카이사’ 픽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혁규는 “돌진 조합에 껴도 좋고 돌진 조합 상대로도 좋아서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연습 과정에서는 거의 안 해보고 대회 때만 플레이 하는 편인데, 각이 잘 나온다”고 흐뭇해했다. 

카이사의 아이템 선택에 대해선 “밸런스에 맞춰서 AD(물리대미지), AP(마법대미지)를 바꾸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AP 카이사는 팀원들이 버텨줘야 하는 시간이 길다. 버텨주기만 하면 혼자서 게임을 다 할 수 있는 픽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은 DRX는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에는 유기적인 운영이 돋보인다. 

김혁규는 “아무래도 초반에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정글과 서포터인데, (조)건희가 (홍)창현이를 많이 가르쳐주고 혼도 내면서 이제 조금 시선이 비슷해졌다”며 비결을 전했다.

크립스코어(CS)를 챙기는 대신 교전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팀이 강팀인 것 같다는 기자의 질의에는 “선공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데, 인원 배치를 공격적으로 할수록 선공권을 가져가기가 좋아진다. CS를 챙기면 인원 공백이 생기다 보니까 적한테 선공권이 넘어간다. 적이 잘할 기회를 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요새는 CS 대신 싸움을 유도하는 운영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암시했던 김혁규는 리그 최정상급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김혁규는 “게임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 같다. 내가 이 게임을 왜 시작했고 왜 프로게이머를 하려고 했고 등등…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걸 느낀 다음에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다른 것들을 신경 쓰는 것보다는 왜 게임을 시작했는지에 집중하게 됐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잘할 수 있고 재미있어서 이 게임을 시작했다. 매년 내가 돋보이려 하고, 게임을 이기는 것에만 집착했는데 요새는 ‘내가 잘하면 이긴다’라는 생각으로 즐기면서 플레이한다”고 전했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 김혁규는 “아무래도 최근에 강팀을 상대할 때 과하게 공격적으로 하다가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혁규는 올 시즌 POG 포인트 900점으로 이상혁과 나란히 2위에 올라있다. 96년생, 마포고 출신의 동창이자 리그 최고참인 이들은 쟁쟁한 신예들을 밀어내고 베테랑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상혁과 나란히 POG 2위에 오른 소감을 묻자 김혁규는 “같은 팀을 해보거나 그런 적은 없지만 계속 오랫동안 경쟁하는 관계에서 같은 팀을 했던 선수처럼, (상혁이가) 잘할 때 되게 기분이 좋다”며 유대감을 드러냈다. 

최근의 맹활약으로 오는 9월 예정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동반 승선할 가능성이 생긴 상황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경쟁만 해서 같은 팀으로 할 기회가 없었는데 기회만 주어진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어렸을 때 조금 더 가까웠던 것 같은데, 서먹서먹할 것 같긴 하지만 게임할 때는 서로 자기 역할을 잘해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김혁규는 “3위나 4위, 이런 거엔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있다. 지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만 보이면 아무 상관이 없다. 남은 경기에선 플레이오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준비할 거다. 긍정적인 경기력이 나오면 좋겠다”며 남은 일정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종각=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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