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장관 비전문가 논란...‘원희룡’ 기대반 우려반

국토부장관 비전문가 논란...‘원희룡’ 기대반 우려반

기사승인 2022-04-12 06:00:02
원희룡 국토부장관 내정자.   사진=곽경근 대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국토부장관에 검사 출신 정치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내정하면서 벌써부터 관가와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비전문가로서 윤 당선인의 250만호 공급과 시장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와 함께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합리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한다.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전 제주지사)은 지난 10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선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검사 출신인 원 내정자는 건설정책 분야의 비전문가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법제·지식경제·외교·산업 분야 상임위에서 활동했을 뿐 건설교통 분야에서는 활동한 경력이 없다. 유일한 경력은 제주지사를 역임할 당시 도지사로서 제주도의 건설정책을 총괄한 경험이지만 제주도의 건설정책이 주택공급 보다는 관광 인프라 개발에 치중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는 제주 출생으로 1992년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해 검사로서 활동하다 1999년 변호사로 전향했다. 같은해 한나라당에 입당해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17대·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제3·4대 제주도지사를 역임했다.

국토부장관에 원 후보자가 내정되자 관가는 물론 업계에서는 예상하지 못 했다는 반응이다. 이미 인수위에서 활동하는 몇몇 인물이 거론되던 상황에서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 건설정책 비전문가인 원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의 250만호 공급 공약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특히 현 정부에서 원 후보자와 같이 정치인으로 국토부장관에 임명된 김현미 전 장관의 사례가 있어 우려를 뒷받침한다. 김현미 전 장관은 집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주택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국민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정책 신뢰도 추락과 함께 집값 불안을 가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명의 국토부 관계자는 “힘 있는 정치인이 장관으로 오는 것에 반대하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려스러운 것은 원 후보자가 비전문가로서 정치적 성과에 치중해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정치적으로 욕심이 있는 인물은 장관 재임 기간 중 무리하게 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원 후보자를 두고 우려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건설정책 비전문가인 원 후보자를 두고 기대한다는 반응이 더 우세하다. 원 후보자가 주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건설정책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입장인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교수와 같이 전문지식이 뛰어나지만 스스로의 생각에 몰두하는 국토부장관 보다는 주변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이 더 낫다”며 “원 후보자가 시장의 이치와 전문가들의 식견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만큼 주택공급을 원활하게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도 “원 후보자가 건설정책 분야의 비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지만 도지사로서 행정경험이 있어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부족한 지식과 경험은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원 후보자는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국민들의 고통과 국민 눈높이를 전문가들의 견해와 잘 접목해 국민 전체의 꿈을 실현하는 데 정무적인 중심으로서 종합적인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 국토부장관에게는 ‘직접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능력보다 ‘필요한 정책의 효율적인 선별과 집행’을 최대한 지원하는 리더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문가조직은 물론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정책수립과 실행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업무방침으로 중앙부처를 이끌어간다면, 현 시점에서 적절한 후보자 지명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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