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강행하기 위해 전 민주당 소속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세웠으나 양 의원이 ‘검수완박’ 처리에 중립적인 의견을 내비치자 전략을 바꿨다.
법사위 소속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검수완박’ 강행을 위해 20일 탈당을 진행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각자 논평을 내고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정의당은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고 지적하면서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민 의원의 탈당을 ‘법꾸라지’라고 부르며 강하게 질타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그 어떤 목적으로도 잘못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자신들의 비위를 덮기 위해 부정의한 목적으로 반헌법적인 검수완박을 밀어붙여 국회법을 농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강제 사보임 한 것으로도 모자랐느냐”며 “민주당이 그렇게 비판한 ‘법꾸라지’의 모습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거대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입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린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반대하는 이를 모두 숙청해 벌벌 떠는 신하만 남긴 절대왕정 시대로 돌아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 몰염치하다며 비판수위를 높였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검찰 수사권 조정을 포함한 모든 개혁과제는 오직 국민의 것”이라며 “그런데도 자신만의 시간과 자신만의 것으로 돌리려는 행보는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오늘 처사는 국회의 시간과 민주주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며 “몰염치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렸다. 양 의원은 “제 명의의 문건은 극도로 대치하고 있는 여야가 어떻게 하면 협치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양심만 의지해 작성한 글”이라며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유출됐지만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한다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 중 한 사람인 국회의원으로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가 사랑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민주당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검찰개혁은 시대적 소명이지만 좀 더 숙고해야 한다. 국회도 제 역할을 하는지 성찰하자”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