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주가폭락이 주는 의미

넷플릭스 주가폭락이 주는 의미

기사승인 2022-04-26 06:00:02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가 주춤하고 있다. 가입자가 줄고 주가가 폭락했다. 미국 금융사도 투자 의견을 강등했다. 독주가 끝난 걸까.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주가와 영향력은 별개라는 해석과 이 현상을 전환점으로 봐야한다는 해석으로 갈린다.

절대강자 넷플릭스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이를 본 후발주자들은 넷플릭스를 꺾기 위해 더 많은 콘텐츠 생산·투자에 나서게 되고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맥 못 추는 주가…넷플릭스 “성장 재 가속”

넷플릭스는 최근 우울한 주말을 보냈다. 주가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주가는 20~21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약 40% 급락했다. 22일 종가는 218.22달러였다. 25일(현지시간) 주당 226.27달러까지 오르며 회복하는가 싶더니 장중 한 때 210.05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며 투자심리가 또다시 얼어붙는 모습을 보였다.

가입자 감소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 실적자료를 보면 1분기 유료회원은 2억2160만 명으로 직전 분기(2억2180만 명) 대비 20만 명 줄었다.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1분기 성장세 감속은 상호 연계된 여러 가지 요소의 복합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는 둔화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시장 왜곡 현상 등이 포함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회원들이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살펴보실 수 있는 방향을 검토 중인 상황인 만큼 성장 재 가속을 위해 서비스, 시청 시간, 계정 공유에 대한 수익성 강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부분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콘텐츠…시장 촉매제 될 것”

OTT 업계는 그러나 최근 잠잠해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넷플릭스 가입자 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엔 동의하지 않았다. 최근 ‘오징어게임’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콘텐츠 생산이 뜸했다는 점에 더 수긍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국내 OTT 유료가입에 기여했느냐를 본다면 유의미하진 않다”라며 “OTT 시장이 성장하고 있던 와중에 팬데믹이 온 거라 팬데믹 완화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고 콘텐츠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가장 많은 글로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콘텐츠 투자도 하고 있어서 영향력이 쉽게 줄지 않겠지만 글로벌 가입자가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지적엔 극복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OTT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까 이번이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어 “글로벌 사업자들도 이번 현상을 보면서 투자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넷플릭스의 고전을 국내시장 확대 ‘촉매제’로써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저물었다고 넷플릭스 가입자가 줄었다기보다는 경쟁자가 많아진 걸로 봐야하지 않냐”라며 “넷플릭스도 콘텐츠 소비를 위한 대체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 것도 코로나19가 끝나가니까 투자가 위축되지 않겠냐는 심리가 작용된 게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그는 “넷플릭스 주가하락으로 콘텐츠 시장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국내 OTT 투자가 위축되거나 그런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 건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제 투자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도 아니고 오히려 넷플릭스가 독보적 1위는 아니라는 생각에 더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킬러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서비스에 가입하고 해지하는 게 반복되다보니까 결국엔 콘텐츠 싸움”이라며 “국내 OTT도 그런 부분을 유념해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왕관을 쓰려거든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다. 가입자가 줄었지만 아주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재 영향력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시장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고 경쟁자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용자는 콘텐츠를 따라가는 법이다. ‘오징어게임’으로 승승장구했다가 하루아침에 가입자를 잃을지 누가 알았을까. 순수하게 콘텐츠로만 승부하는 시대가 올 거라는 것. 넷플릭스도 왕좌를 유지하려면 예외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라인업이 최근 부실하거나 과거 대비 떨어지면 가입률로 나타나는 게 이 시장”이라며 “넷플릭스도 꾸준히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하면서 이용자 평가를 받을 테고 그건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OTT서비스가 약정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넷플릭스도 계속해서 히트작을 내놔야 하는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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