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많은 게 바꼈죠”

“2년 만에 많은 게 바꼈죠”

인건비·물가 상승에 시름깊어지는 자영업자

기사승인 2022-05-05 06:30:02
안세진 기자

거리두기가 끝난 지 벌써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자영업자들은 맘 편히 웃을 수 없다. 식당과 술집은 당장 시간과 손님들이 늘자 급히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으나 사람 구하기가 전보다 쉽지 않다. 사람이 구해져도 고민이다. 임대료를 비롯해 계속되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이들을 더욱 고심하게 만든다. 

종로구에서 수년째 고깃집을 운영 중인 A씨(54)는 최근 구인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로 영업시간과 인원제한이 풀리면서 종업원 수를 다시 늘려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지만 지원자들이 없어서다. 

A씨는 “코로나 2년 사이 시장 상황이 정말 많이 변했다”며 “채용공고 사이트를 통해 알바를 모집한다고 올려놔도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거리두기가 끝난 지 아직 2주밖에 되지 않아 고객이 예전만큼 많진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면 운영에 큰 문제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근마켓 캡쳐

A씨만의 상황은 아니다. 온라인 채용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월10일~16일 기준 아르바이트 모집공고 건수는 20만1860건으로 전주대비 29%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1~3월)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는 242만94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만여건)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채용이 가장 활발했던 업종은 ‘외식·음료’ 부문으로, 세부적으로는 ‘일반음식점에 근무할 아르바이트 모집을 위한 공고’가 가장 많았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중고거래 당근마켓을 살펴봐도 구인 중인 식당이 한 가득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구직난이라는데 구인난도 심하다. 알바 구인공고 올려도 지원자가 없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구인난은 코로나 이후 배달 수요가 늘면서 라이더 알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실제 배달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운수창고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8만1000명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 알바의 경우 일반 식당 알바처럼 고정된 근무시간이 아닌 본인의 스케줄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고, 같은 시간 내에 본인이 얼마나 움직이느냐에 따라 벌어들이는 수익이 다르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생각대로 등은 코로나로 인해 배달 수요가 늘자 수수료를 500~1000원 가량 인상했다. 현재 수도권 평균 배달료는 5000~6000원 수준이다. 당일 기상상황이나 피크타임 등에 따라 할증 적용으로 최대 7000~9000원까지 배달료가 붙는다.

안세진 기자

구인에 성공을 해도 고민인 사장님들도 많다. 바로 인건비 때문이다. 가게 사장님들은 “물가 상승에 맞게 임금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만큼 지출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부담금을 느끼고 있었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9160원이다. 2017년 6470원이었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2년 9160원으로 41.6%나 상승했다. 근로자가 법정 근로 시간인 하루 8시간, 주 5일을 일하면 총 48시간에 해당하는 주급(43만9680원)을 받는다. 실제로는 40시간을 일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휴시간 8시간을 포함해 48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는 것이다. 

작은 샐러드 가게를 하는 B씨(32)는 “알바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것 같다. 어느 정도 교육이 됐다 싶으면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알바를 1명 고용하는 것보다 10명을 고용해서 단기 알바로 이용하는 것이 더욱 낫다. 주휴수당 지출 부담도 줄고 누군가 펑크가 나면 부탁해서 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55)는 “인건비가 원체 많이 올라서 알바를 구하기 조심스럽다”면서 “편의점은 점주인 제가 직접 운영을 하면 된다고 쳐도 가게 사장님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지난 3월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재료비에 반영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밀어 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A씨는 “거리두기 당시 한 켠에 치워뒀던 테이블과 의자들 사용도 아직 100%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손님수도 예전만 같지 않고 현재 종업원 수로는 단체주문을 처리하기에 부족하기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인건비, 배달료, 임대료까지 안 오른 것이 없다”면서 “2년 만에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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