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겐 극적인, 아스널에겐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4위 내로 시즌을 종료할 경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첼시가 일찌감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결정지은 가운데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아스널과 토트넘이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펼쳤다.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유리하던 팀은 아스널이었다. 당시 토트넘은 19승 5무 11패(승점 62점)로 5위를 마크했고, 아스널(21승 3무 11패, 승점 66점)은 4연승을 질주하며 토트넘에 승점 4점 앞선 4위에 자리해 있다.
하지만 지난 13일 양 팀의 맞대결에서 토트넘이 아스널을 3대 0으로 꺾으면서 두 팀의 승점차는 1점차로 줄어들었다. 이후 지난 15일에는 토트넘이 번리를 상대로 1대 0 신승을 거두면서 4위로 잠시 올라섰다.
아스널은 토트넘보다 늦게 배치된 상황. 아스널의 37라운드 경기 상대는 뉴캐슬이었다. 아스널은 최근 18번 뉴캐슬전에서 무려 17승을 거둘 정도로 상당히 강했다. 뉴캐슬은 이미 강등권에서 벗어나 아스널이 동기부여가 훨씬 강하다는 평이었다. 또한 뉴캐슬은 리버풀과 맨시티를 상대로 연패를 당하면서 기세가 꺾인 상황이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뉴캐슬에게 전폭적인 응원을 보냈지만, 아스널의 승리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아스널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1~2022 EPL’ 37라운드 뉴캐슬과 원정 경기에서 중앙 수비수 벤자민 화이트의 자책골과 브루누 기마랑이스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0대 2로 패배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아스널은 4위 탈환에 실패했다. 토트넘이 승점 68점으로 리그 4위를 지킨 가운데, 아스널은 승점 66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최종전만 남기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이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에버튼을 상대하는 아스날이 승리한다고 해도 승점이 69점밖에 되지 않는다. 토트넘은 노리치 시티전에서 비겨도 승점이 69점이 되면서 아스날과 같아진다.
양 팀의 순위가 같을 경우 골득실차로 순위가 결정된다. 현재 골득실차에서 토트넘이 절대 유리하다. 토트넘의 골득실은 +24인 반면 아스날은 +9밖에 되지 않는다. 토트넘이 노리치 원정에서 비기고 아스날이 에버튼과 홈경기에서 이겨 승점이 같아진다고 해도 골득실에서 유리한 토트넘이 4위가 된다.
토트넘이 비길 경우 아스날이 4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에버튼과 마지막 경기에서 16골차로 이겨야 하기 떄문에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아스날이 4위를 차지하려면 일단 에버튼과 경기에서 이긴 다음 토트넘이 노리치에 패하는 방법밖에 없다.
37라운드가 끝나고 미국 데이터 전문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이 예측한 토트넘의 4위 확률은 96%, 아스널은 4%다. 4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는 토트넘이 30%, 아스널이 70%였지만, 확률마저 뒤집혔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