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대구 분양 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중심지인 수성구에서조차도 미분양이 늘어나 도전장을 내민 기업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이 냉랭해진 가운데 GS건설은 다음달 대구 수성구에 신규 단지를 분양하기에 흥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 6572가구다. 이는 2월(4561가구)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3월과 비교했을 때 4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한국부동산원은 “대구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4월 기준 전월(3월) 대비 0.41%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구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구에 공급된 새 아파트가 수요를 충족할 만큼 많아지다보니 분양 시장이 침체기로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금리도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계좌를 하고있기 때문에 청약 수요가 줄어들었다”라며 “대구의 경우 청약규제의 영향으로 시장이 침체기에 있다”고 말했다.
청약 경쟁률의 경우 분양대행사가 2021년 8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대구지역 신규 분양 청약 자료 조사한 결과 17종류의 아파트 가운데 경쟁률 1% 이상을 기록한 아파트는 5건뿐이었다. 평당 수에 따라서는 모두 48개의 단지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1%이상의 경쟁률은 기록한 경우는 16건, 이 가운데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사례는 3건밖에 없었다.
낮은 경쟁률에 대형·중견 건설사 가릴 것 없이 모두 대구에서 쓴맛을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대우건설의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는 993가구 모집에 856가구가 미달, 동부건설의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는 310가구 모집에 35가구만 주인을 찾았다. 라온건설이 후분양 단지로 선보인 ‘시지 라온프라이빗’도 3월 199가구 모집에 절반 가량인 103가구만 신청을 완료했다.
침체된 분양 시장 속에 대구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기 계약률이 1%대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계약률이 50%만 넘겨도 의미 있는 결과”라는 평가다. 대구 분양 시장에서 ‘대구역자이 더 스타’를 분양해 53%의 계약률을 기록한 GS건설 관계자는 “대구 분양 시장이 워낙 불황이라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것 같다”라며 “자이라는 브랜드 파워 덕분에 그나마 (계약률의) 반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6월 대구 수성구에 ‘범어자이’를 분양할 예정이긴 하지만 대구 분양 시장 불황으로 이후 하반기 분양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대구 분양 시장 진입에 대해 “저가매수는 거래가 있는 편이라 긍정적인 부분을 노리는 것 같다”라며 “무순위 청약(미계약분만 모아서 다시 받는 청약)에서 실적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다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과열 및 위치가 좋지 않거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아파트들은 거래가 주춤한 추세다”라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대구지만 당분간은 계속해서 물량이 풀릴 것으로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부동산자산연구소장은 대구 분양 시장 침체에 대해 “향후 2~3년간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아직 2만여 세대의 분양 물량이 남아있는데 수요가 없어 분양이 완료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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