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6년 전 방출 후보가 EPL 득점왕에 오르기까지

손흥민, 6년 전 방출 후보가 EPL 득점왕에 오르기까지

기사승인 2022-05-23 06:02:01
득점 후 환호하는 손흥민.   로이터 연합

손흥민(토트넘)이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하더니 리그 득점왕까지 올랐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와 맞대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팀이 3대 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5분 루카스 모우라의 도움을 받아 팀의 4번째 골을 터뜨렸다. 5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드리블 돌파한 뒤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차 완승의 마침표를 찍으며 득점왕 타이틀 획득을 확정 지었다.

시즌 22·23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토트넘의 역사에 이름을 새긴 손흥민이다. 토트넘 입단 첫 시즌 리그와 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 놀라운 반등과 성장이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은 독일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손흥민을 향한 토트넘 팬들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첫 시즌에 손흥민은 28경기 출전에 4골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언론과 팬들은 손흥민을 ‘방출 1순위’로 꼽으며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2번째 시즌부터 그는 팀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14골 6도움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당시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와 함께 ‘DESK’ 라인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리그에 적응한 손흥민은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에는 2시즌 연속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EPL 내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로 떠올랐다.

2019~2020시즌부터 손흥민의 주가는 더욱 높아졌다. 2시즌 연속 10(골)-10(도움)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2019~2020시즌에는 11골 11도움, 2020~2021시즌에는 17골 10도움으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19년 12월에는 번리전 당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70m 달려 환상적인 득점에 성공해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 시즌 굵직한 커리어를 써내려간 손흥민은 올 시즌 또 다시 일을 냈다. 입성 첫 시즌을 제외하고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는데, 단일 시즌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터트린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특히 손흥민은 이번 득점왕에 오르는 데 페널티킥 득점 없이 오로지 필드골로만 23골을 넣었다. 살라는 23골 중 5골을 페널티킥으로 작성했다.

1~2년 전만 하더라도 케인에 이은 팀의 2번째 옵션에 가까웠는데, 이젠 케인이 조력자로 스타일을 바꿨다. 그야말로 만능키로 진화한 손흥민이다.

올 시즌 활약에 EPL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 8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맨체스터 시티 케빈 더 브라위너(15골 7도움)이 최종 수상했다. 

손흥민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기량이 정점에 오른 듯한 손흥민은 아직 소속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다. 토트넘은 올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손흥민을 앞세워 EPL 4위를 차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건 2019~2020시즌 이후 3년 만이다. 토트넘이 오랜 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가는 만큼 차기 시즌 확실한 전력 보강이 예고돼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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