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테라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라 2.0이 곧 온다”면서 “테라 생태계는 압도적인 지지로 새로운 블록체인의 시작과 우리 커뮤니티의 보전을 요청하며 제안 1623을 통과시키기로 표결했다”고 밝혔다.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테라 블록체인 부활을 위해 진행한 투표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테라 투표 사이트인 테라 스테이션에서 진행된 테라 부활 계획 2 투표가 25일 오후 전체 투표율 83.27% 중 찬성 65.50%를 기록한 가운데 종료됐다. 기권은 20.98%, 반대는 0.33%였으며 거부권 행사는 13.20%로 각각 나타났다.
그동안 테라 블록체인의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권도형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와 루나의 가치가 폭락한 뒤 이를 폐기하고 새로운 블록체인과 이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겠다며 이를 표결에 부쳤다.
이 제안은 당초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 회원들로부터는 90%가 넘는 반대표를 받았다. 당시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권 CEO의 제안에 “커뮤니티 의견에 귀를 기울여라”, “테라 부활은 가상화폐의 큰손인 고래들에게만 좋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권 CEO는 블록체인상 거래를 확인하는 검증인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다시 표결을 강행했고 결국 통과됐다. 루나 보유량이 많으면 투표권이 커지는 구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낸 개미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서는 루나 토큰을 부활시키고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테라USD는 부활시키지 않기로 표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원조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으로, 원조 루나 토큰은 루나 클래식으로 각각 이름이 바뀌게 된다.
테라 측이 내놓은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따르면 루나 클래식과 테라USD를 보유한 사람에게 새로운 루나 토큰을 나눠줄 계획이다.
새 루나 토큰의 약 35%는 가치 폭락 전 루나 클래식을 보유했던 사람에게, 약 10%는 가치 폭락 전 테라USD 보유자에게 돌아간다. 또 25%는 가치 폭락 후에도 여전히 루나나 테라USD가 있는 트레이더에게 할당된다.
나머지 약 30%는 테라 커뮤니티의 투자자 풀(pool)에 분배될 예정이다.
테라는 앞으로 거래소를 통해 이들에게 새 루나 토큰을 분배하기 위해 바이낸스, 바이비트와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라는 “우리의 힘은 언제나 우리 커뮤니티 안에 있을 것이며 오늘은 지금껏 있었던 것 중 가장 공명하는 우리 회복력의 신호"라면서 "돈의 미래를 건설하는 우리 일을 다시 함께 시작하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이르면 27일부터 새 블록체인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테라의 회생 계획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고 CNBC는 전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 부사장은 “테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커다란 신뢰의 상실이 있었다”면서 “이미 개발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잘 확립된 플랫폼이 많다. 테라가 여기에서 성공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