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부활’...투자자들, 또 다른 피해 우려 VS 투자하자

테라 ‘부활’...투자자들, 또 다른 피해 우려 VS 투자하자

기사승인 2022-05-28 06:08:01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충격을 준 테라USD(UST)와 루나의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새 버전의 루나 코인을 출시한다. 이를 두고 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 갑론을박을 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의 새로운 블록체인인 ‘테라 2.0’이 오늘 오후 3시에 출시된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전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블록체인이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테라 2.0은 기존의 테라 블록체인과는 다른 테라USD를 없앤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파악된다. 기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없이 새로운 테라 체인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테라 2.0이 가동되면 원조 테라 블록체인은 테라클래식으로 이름이 바뀌며, 여기서 거래되는 루나는 루나클래식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지난 18일(현지 시각)부터 테라 투표 사이트인 테라 스테이션에서 ‘테라 부활 계획2’의 투표가 이뤄졌다. 전체 투표율 83.27% 중 찬성 65.50%를 기록했다. 기권은 20.98%, 반대는 0.33%였으며 거부권 행사는 13.20%로 각각 나타났다.

이 제안은 애초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 회원들로부터는 90%가 넘는 반대표를 받았다. 당시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권 CEO의 제안에 “새로운 코인도 불확실성이 커 피해 보상만 늦춘다”, “테라 부활은 가상화폐의 큰손인 고래들에게만 좋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 이어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루나, UST 폭락 사태와 관련한 비판에 가세했다.

애크먼은 SNS를 통해 “(루나와 UST는) 가상화폐의 피라미드(다단계 사기) 버전”이라면서 “투자자들은 20% 수익을 약속받았지만,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수요에 의해서만 뒷받침된다. (루나, UST 모델에는) 근본적인 비즈니스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 대표는 블록체인 상 거래를 확인하는 검증인만을 투표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다시 표결을 강행했고 결국 통과됐다. 루나 보유량이 많으면 투표권이 커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낸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테라 블록체인 거래 과정을 확인하는 검증인 중 하나인 올노즈의 콘스탄틴 보이코-로마놉스키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 시각) 권 대표의 투표 강행과 관련해 “이 제안을 둘러싼 전체 처리 과정이 독재”라고 지적했다.

국내도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는 ‘테라 2.0’에서 발행되는 새로운 루나(Luna)의 에어드랍(무상분배)를 지원한다. 다만, 새로운 루나의 거래를 지원하는 ‘상장’에는 선을 그었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떨어졌다. 국내 모든 거래소가 다시 상장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하겠다는 반응도 보인다. 루나의 가격이 상장폐지를 하루 앞두고 4배가량 치솟았다 폭락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26일 빗썸에서는 오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200원대에서 머물던 루나 가격이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다. 오후 6시에는 1180원까지 올랐다. 30분 뒤 65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상장 폐지를 앞두고 시세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테라폼랩스가 새로운 루나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다. 루나에 대해 정부와 거래소, 전 세계 경제 인사들까지 나서서 ‘경고’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현재 7만5000개의 루나를 보유 중인 이 모(29)씨는 상장폐지가 결정됐을 때도 사들였고 밝혔다. 그는 “테라2.0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듣고 다시 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상화폐의 경우 추락했다가 다시 오른 사례가 있어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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