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명 계양을 후보의 실언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런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며 지선 막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반박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
“전과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들 세상 위해 뭘 했나”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전과에 대해 해명하다가 논란이 됐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전과자라고 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세상을 위해 뭘 했는지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과라는 게 나쁜 짓 하다가 생긴 거면 문제다. 그러나 의회에서 날치기하는 걸 주민하고 함께 항의해 공무집행방해 벌금 500만원을 받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궁·정자지구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 당시 “피디가 검사를 사칭해 취재할 때 그걸 도와줬다는데 억울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잘못한 건 음주운전 한번이나 아주 오래전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딥페이크가 아닌가 확인했을 만큼 충격적인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보통 사람은 전과가 없다. 음주운전 포함 다른 범죄를 4번이나 저지른 전과 4범은 더욱 없다”며 “국민들께 ‘세상을 위해 뭘 했나’ 묻기 전에 이 후보 스스로 ‘세상에 끼친 해악이 없는지’ 생각하는 게 순서인 거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측은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 지면 진짜 정치생명 끽”
이재명 후보의 선거 유세 당시 발언과 행동 역시 문제가 됐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지역구 선거유세에서 한 시민에게 “이번에 이재명이 지면 정치생명 끝장난다. 끽”이라며 자신의 목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운운하며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행동이다”라며 “제발 이성적인 선거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 대표는 정치사에 남을 막말 정치인이 되려는 것이냐?”라면서 “남을 공격하기 앞서 자신부터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어 “집권여당 대표로서, 청년 정치인으로서 자신에게 제기된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먼저 답하라”고 소리 높였다.
“인천 원래 외지인 사는 곳”
또 이재명 후보는 인천 시민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의힘에게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6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원주민도 있겠지만, 인천이 원래 외지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라며 “(윤형선 후보가) 내세울 게 연고밖에 없으니까 자꾸 연고를 따진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앞다투어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모양새다.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은 “(이 후보) 본인이 연고조차 없다고 300만 인천 시민들을 모두 외지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300만 인천 시민과 인천에서 나고 자란 국민들을 무시하는 도 넘는 막말 처사”라고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선거 통틀어 최고의 망언이라고 본다”며 “계양이 호구입니까”라고 소리 높였다.
이재명 후보 선거 캠프 측은 인터뷰 당일 국민의힘의 발언들을 반박했다.
이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는 ‘해불양수’ 정신을 설명했다”며 “그 뜻은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인천의 특징인 포용성을 대표하는 말”이라고 반박 입장을 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음해 왜곡으로 선거를 혼탁하게 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덧붙였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