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사이의 책임 공방론이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도부 내홍을 일으키면서 지지자들 간 갈등이 발생했다.
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6.1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우세를 점했다. 앞서 방송 3사 출구조사는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와 윤석열 대선후보의 득표율 0.73%p 차이와 유사하게 예측했다.
민주당 상황실은 출구조사 이후 완전히 침묵상태에 돌입했다. 출구조사 10분 후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자리를 떴다. 이후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중앙상황실에서 떠났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출구조사 이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이날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예상한 것 보다 안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예정에 없던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586세대 용퇴와 혁신 등을 언급했다. 다음 날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이게 지도부냐”며 고성을 내지르고 책상을 내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반발도 심각해졌다. 다수의 진보 성향 여성커뮤니티는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지난 28일 ‘5대 쇄신안’을 시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임시로 갈등이 봉합됐다.
이 결과 지난달 31일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피날레 유세에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자 지지자들이 부부젤라를 크게 불거나 야유를 하는 등의 행동이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내려가라”며 “나오지 말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런 야유 때문에 박지현 위원장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선을 앞두고 벌어진 민주당 지도부의 갈등이 지지층 결집에 방해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강성지지층 비판’과 ‘586 용퇴론’을 두고 벌어진 갈등이 지지층들을 실망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평론가는 1일 “선거를 앞두고 내분이 벌어져서는 안 됐다”며 “민주당의 패배 요인은 선거 중간에 박지현 위원장이 586 용퇴론을 말하고 합의하지 않은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갈등이 언론에 드러날 정도로 분열이 발생했다”며 “이에 지지층들이 실망감에 투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투표율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