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1위’ 브라질, 진심이어서 고마워

‘FIFA 랭킹 1위’ 브라질, 진심이어서 고마워

기사승인 2022-06-03 06:10:06
경기가 끝난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네이마르(왼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삼바 군단’ 브라질은 진심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대 5로 대패했다. 전반 30분 황의조가 티아구 실바(첼시)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동점골을 만들었지만,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망)에게 페널티킥으로 2골을 헌납했고 이후 후반전에 필리페 쿠티뉴(리버풀)와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 선수단은 지난달 26일 한국에 일찌감치 입국했다. 보통의 친선전이라면 경기 시작 3일전에 입국해 하루 휴식을 취한 뒤 간단한 훈련을 취하고 경기에 임한다.

지난달 29일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즐기는 네이마르(왼쪽)과 파케타.   네이마르 SNS

하지만 브라질 선수단은 리그가 종료된 직후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일찌감치 시차 적응을 하는 등 컨디션을 조율했다. 특히 브라질 선수단은 한국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러 낮 시간에 훈련을 진행했다. 브라질은 한국과 12시간 차이가 난다. 이후 휴식 기간에는 오후 시간대에 남산과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에서 관광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평가전을 약 3일을 남기고는 지난달 2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했던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모두 합류했다. 한 수 아래인 한국을 상대로 현재 주축 선수들이 모두 합류했다.

선발 라인업은 모두의 관심사였다. 경기 전날 네이마르가 발등 부상으로 실려나가기도 했지만, 그는 부상을 딛고 이날 선발로 출전했다. 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소화했던 미드필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도 경기에 나섰다. 선발로 출전한 서드 골키퍼 웨베르통(팔메이라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선수들이 모두 주전급이었다.

유쾌하던 브라질 선수단은 경기가 시작되자 웃음기는 사라지고 진심으로 한국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과거 조직력 보다는 개인기를 지향하던 스타일과는 달리 현대 축구 트렌드인 압박 축구를 선보였다. 특히 공격수인 네이마르와 히샬리송(에버턴)은 전방 압박을 통해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했다. 브라질이 연달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자 한국 팬들은 계속 탄성을 질렀다. 

브라질은 끝까지 진심이었다. 네이마르의 연속골 이후 후반 34분 쿠티뉴가, 경기 종료 직전에는 제주스가 차례로 골을 넣었다. 이미 승리가 결정된 상황이었지만, 브라질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도 화려한 개인기로 한국 수비진을 따돌렸다.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브라질 선수단.   연합뉴스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이날 후반 33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설 때 관중석에서 박수를 보내자, 경기장 곳곳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게다가 브라질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 바로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그라운드 한가운데로 나와 6만여 한국 팬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도 브라질 선수단에게 환호로 응답했다. 지난 2019년 충격의 ‘노쇼’ 사태로 축구팬들에 실망감을 안겼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유벤투스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 선수단에게는 대패로 인한 숙제를,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한 경기였다. 

경기 후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늦게 합류한 선수를 기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라면서도 “카세미루는 개인적으로 자신감을 보여줬고, 소속팀에서도 허락해 기용했다.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도 고려해 안 쓰려고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게 팀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했다. 한국 팬들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해 건강상 무리가 안 가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말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