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의 에이스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1위 SSG 랜더스가 3실책을 범하며 꼴찌 팀 NC 다이노스에 무릎을 꿇었다.
SSG는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2대 6으로 패배했다.
이날 양 팀은 에이스 김광현(SSG)과 드류 루친스키(NC)를 내세우며 팽팽한 투수전을 예고했다. 방어율 부문 1위와 2위에 나란히 위치한 김광현과 루친스키는 경기 전까지 각각 1.41과 1.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괴력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1회 양 팀의 선발투수는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루친스키는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2개와 내야뜬공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김광현 역시 2사 후 3번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 양의지를 범타로 처리했다.
하지만 2회부터 예상치 못한 흐름이 펼쳐졌다. 선취점을 낸 SSG는 2회말 엉망진창 수비로 자멸했다. 닉 마티니와 윤형준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7번 김주원이 2루수 앞 평범한 땅볼을 쳤다. 그런데 이 타구를 2루수 최주환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SSG는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최주환의 실책에 흔들린 것일까. 김광현은 8번타자 서호철의 번트 타구를 잡아 3루수 최경모에게 던졌다. 타이밍 상 완벽한 아웃이었지만, 김광현의 송구는 3루수가 받을 수 없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2루 주자 김주원은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이후 김광현은 9번 타자 김기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1사 2, 3루 위기에서 박민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여기서 SSG의 실책은 끝나지 않았다. 2번 권희동 타석에서 2루 주자 박민우가 기습적으로 3루 도루를 감행했다. 포수 이재원은 즉시 3루로 공을 던졌지만, 송구가 3루수의 키를 넘기면서 또다시 한점을 내주고 말았다.
3회부터 김광현은 다시 안정을 되찾고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김광현은 7회까지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호투했다. 하지만 SSG 타자들이 루친스키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결국 시즌 첫 패배를 떠안게 됐다.
7이닝 동안 5안타를 맞은 김광현은 5점을 내줬지만 평균자책점은 오히려 1.41에서 1.39로 내려갔다. 자책점은 단 1점이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이후 선두를 수성 중인 SSG는 이달 들어 타격 부진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간판 타자 최정이 지난 2일 인천 KT전에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투구에 맞아 부상을 당한 것이 뼈아프다.
2위권 팀들과 격차도 상당히 좁혀져 SSG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광현 등판=필승’이라는 공식마저 깨진 상황에서 SSG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